(서울=연합인포맥스) 이한용 기자 = 한국은행의 '2018년 경제전망' 발표를 앞두고 소비자물가 전망치 조정 여부에 채권시장 참가자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성장률 전망치가 상향조정될 공산이 큰 상황에서 물가 전망치까지 기존보다 높아질 경우 한은이 매파 스탠스를 취할 여지가 커지기 때문이다.

18일 다수 채권시장 전문가는 한은이 이날 오후 1시 30분에 발표할 올해 경제전망에서 작년 10월 2.9%로 제시했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0~3.1%로 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증권사 채권 딜러는 "작년 11월 통화정책방향문에서 국내 경제 상황이 전월 전망 경로를 상회하고 있다는 내용이 포함된 점을 주목하고 있다"며 "한은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대로 올려잡을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다른 딜러는 "수출 호조와 내수 회복 기대감 등이 여전한 데다 정부의 소득 주도 성장전략도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한은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1% 수준으로 조정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채권시장 전문가들은 그러나 기존에 1.8%로 제시한 올해 물가 전망치와 관련해선 엇갈린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유가와 서비스물가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며 "한은이 1.8%로 제시했던 올해 물가 전망치를 2.0% 수준으로 조정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증권사 딜러는 "실질과 잠재 GDP 차이인 GDP갭이 플러스로 전환하는 시점이 한은이 당초 예상했던 올해 하반기보다 앞당겨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며 "물가 전망이 상향조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전병하 부국증권 연구원은 "현재 물가 수준은 신선채소 가격이 크게 하락한 영향으로 낮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며 "올해 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1.8%로 유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른 딜러는 "경기와 물가의 기조적 흐름이 중요한 상황이기 때문에 한은의 경제전망이 주목을 받을 것"이라며 "물가 전망치는 최근 유가 상승이 반영되지 않았을 것으로 보여 1.8%로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채권시장 전문가들은 물가 전망치를 올릴만한 여건이 형성됐을 경우 한은이 1월 금통위에서 예상보다 매파적인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증권사 딜러는 "수출 등 경제지표가 양호한 상황에서 물가만 기준금리 인상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물가 전망치를 올릴 수 있는 상황이 된다면 한은이 2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소비자물가는 작년에 1.9% 상승했다. 전년 1.0%와 견주면 0.9%포인트(p) 올랐다. 2012년 2.2% 이후 5년 만에 최고치다.

연간 물가 상승률은 2015년 0.7%로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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