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상대적으로 위험 수준이 아니라고 간주해왔던 중국의 가계부채가 당국의 사정권에 들어온 것으로 보인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7일(현지시간) 분석했다.

궈수칭(郭樹淸) 중국 은행감독관리위원회 주석이 한 언론 인터뷰에서 부채 축소의 하나로 가계부채의 통제 필요성을 언급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궈 주석은 이날 인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은 "기업 부채 비율을 낮추고 가계의 레버리지 비율을 억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궈 주석은 가계 차입을 줄이는 것도 경제 전반의 부채 비율을 낮추려는 조치의 일환이라고 말했지만, 이는 저우 샤오촨 인민은행장이 지난 3개월간 발언한 메시지와는 완전히 다른 것이다.

저우 행장은 작년 10월 중국의 가계 레버리지 비율은 "글로벌 기준에서 매우 높은 편은 아니라며 다만 지난 몇 년간 빠르게 증가해오고 있다"고 언급했다.

저우 행장은 당국이 민간 부채의 빠른 증가세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면서도 "당장 레버리지를 줄여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못 박았다.

중국의 가계부채는 대부분 주택담보대출에서 온 것으로 최근 들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작년 6월 말 기준 중국 가계부채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46.5%로 2008년 중순의 18.6%와 2015년 중순 37.3%에서 증가했다.

궈 주석의 발언은 중국 당국이 가계부채의 증가를 더는 원하지 않는다는 분명한 신호를 준 것이라고 SCMP는 평가했다.

ANZ은행의 레이먼드 영 중화권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가계부채와 관련한 공식적인 수치가 없지만, 이는 분명 걱정거리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부채와 같은 경제적 위험은 올해 당국이 추구하는 최우선 과제"라며 "성장 모멘텀이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부채 억제가) GDP보다 더 중요한 문제다"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중국 정부는 가계부채보다 기업부채나 지방정부 부채를 억제하기 위해 공급 측 개혁과 기업의 구조조정 등에 힘써왔다.

이는 중국의 기업부채가 작년 6월 말 기준 GDP의 163.4%로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몇 년간 부동산 시장의 활황에 힘입어 가계부채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당국의 관심도 자연히 가계부채로 쏠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주택담보대출의 주요 지표 중 하나인 중장기 가계 대출은 작년 5조3천억 위안으로 증가했다. 이는 전체 신규 대출의 39%에 달한다.

지난 몇 년간 중국 당국은 주택 시장의 과열을 억제하기 위해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왔다.

지난달 열린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당국은 부동산 부문의 긴축을 위해 금융당국이 위험을 더욱 통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SCMP는 궈 주석의 발언으로 볼 때 이러한 통제가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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