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지난해 약 4년 만에 경영에 복귀한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CJ오쇼핑과 CJ E&M의 합병을 결정하는 등 그룹 사업개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오는 2020년 매출 100조원을 기록하고 2030년 3개 이상의 사업에서 글로벌 1등이 되겠다는 이재현 회장의 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 CJ그룹, 이재현 회장의 주도 하에 사업개편 '속도'

18일 CJ그룹에 따르면 작년 5월 경기도 수원시 광교에서 열린 '2017 온리원 콘퍼런스'에 참석하며 약 4년 만에 경영에 복귀한 이재현 회장은 최근 그룹 사업개편을 주도하고 있다.

전일 발표된 CJ오쇼핑과 CJ E&M의 합병을 결정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2011년 3월 온미디어, CJ미디어, CJ인터넷, 엠넷미디어, CJ엔터테인먼트 등 CJ그룹 내 미디어·엔터테인먼트 계열 5개사를 흡수·합병한 CJ E&M은 CJ오쇼핑에 흡수·합병되면서 미디어 커머스 회사로 발돋움할 전망이다.

지난해 말에는 CJ헬스케어를 매각하기로 했다. 지난 1984년 유풍제약을 인수하며 제약사업에 진출한 CJ그룹이 33년 만에 '제약사업 철수'를 선언한 셈이다.

이를 두고 재계에서는 2013년 이재현 회장이 배임·횡령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된 뒤 CJ그룹에서 이런 굵직한 사업개편을 보기 힘들었던 것과 대비된다는 평가다.

작년 말 발표된 임원인사도 같은 맥락으로 받아들여진다. 이 회장은 경영에 복귀한 이후 실시한 첫 임원인사에서 CJ주식회사에 기획실을 신설했다. 그룹 컨트롤타워를 맡은 기획실은 미래시장을 탐구하고 그룹의 중장기 전략을 수립하게 된다.

정기 임원인사에서는 그룹의 주력계열사인 CJ제일제당의 식품과 소재, 바이오, 생물자원 등 4개 사업부문을 식품과 바이오로 통폐합하는 개편도 실시했다.

CJ제일제당은 또 CJ대한통운 지분 20.1%를 추가 확보하고, CJ대한통운은 CJ건설을 합병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현재 CJ제일제당과 KX홀딩스가 공동으로 CJ대한통운을 보유하고 있는 지배구조에서 CJ제일제당이 CJ대한통운을 단독으로 소유하는 구조로 바뀐다. CJ제일제당의 CJ대한통운 지분율도 20.08%에서 40.16%로 상승한다.

◇ 이재현 회장의 '그레이트 CJ'와 '월드베스트 CJ' 실현

이러한 CJ그룹의 사업개편은 모든 사업에서 세계 최고가 돼야 한다는 이재현 회장의 목표를 뒷받침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 회장은 작년 경영에 복귀한 자리에서 "2030년에는 3개 이상의 사업에서 세계 1등이 되고, 궁극적으로 모든 사업에서 세계 최고가 되는 월드베스트 CJ를 만들어야 한다"며 "'그레이트 CJ'를 넘어 '월드 베스트 CJ'를 달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레이트 CJ'는 2020년까지 매출 100조원, 영업이익 10조원, 해외 매출 비중 70%를 달성한다는 CJ그룹의 비전이다.

재계에서는 이재현 회장이 '선택과 집중'이라는 기조를 토대로 사업개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보고 있다. 세계 최고가 될 수 있는 사업은 적극적으로 육성하고, 그렇지 못한 사업은 과감히 버린다는 얘기다.

실제 이재현 회장은 CJ오쇼핑과 CJ E&M의 합병을 통해 글로벌 미디어 커머스 기업을 만들 계획이다.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는 월트디즈니가 21세기 폭스의 영화·TV 사업부문을 인수하는 등 '미디어 빅뱅'이 일어나고 있다.

반면 대부분 매출을 내수시장에서 올리고 국내 10위권에 불과한 CJ헬스케어는 매각하기로 했다.

CJ제일제당 사업을 식품과 바이오로 통폐합하는 것도 CJ제일제당에서 식품과 바이오사업 실적이 좋기 때문이다. 식품과 바이오사업을 중심으로 CJ제일제당을 키우겠다는 복안이 반영된 조치로 해석된다.

여기에 CJ제일제당이 CJ대한통운 지분을 추가 취득하게 되면, CJ제일제당이 글로벌 사업을 확대할 때 CJ대한통운의 글로벌 네트워크와 물류 인프라를 활용하기 용이해 경쟁력이 배가된다.

CJ그룹 관계자는 "최근 이뤄지는 사업개편은 이재현 회장이 경영에 복귀한 후 그룹이 정상화되는 과정"이라며 "향후에도 '월드베스트 CJ'를 달성하기 위한 움직임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CJ로고. CJ그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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