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이종혁 특파원 = 달러화는 뉴욕증시가 전일 사상 최고치에서 내려섬에 따라 엔화와 유로화에 모두 밀렸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18일 오후 4시(현지시각) 무렵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1.06엔을 기록해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11.13엔보다 0.07엔(0.06%) 하락했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2238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2212달러보다 0.0026달러(0.21%) 상승했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35.92엔에 거래돼 전장 가격인 135.71엔보다 0.21엔(0.15%) 높아졌다.

달러화는 개장 초 뉴욕증시 하락 출발을 따라 엔화와 유로화에 내렸다.

뉴욕증시는 이날 최근 사상 최고치 경신 부담에다 연방정부 폐쇄(셧다운) 우려로 내림세를 보였다.

전일 달러화는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가 다시 26,000선을 돌파하면서 엔화와 유로화에 모두 올랐다.

외환 전략가들은 전일 발표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베이지북에서 물가 압력이 구축되는 것이 재주목받았다며 이날 달러가 하락 출발했어도 반등할 여지가 있다고 내다봤다.

핸텍 마켓츠의 리처드 페리 시장 분석가는 "달러의 단기 기술적 전망은 계속 개선되고 있다"며 "지난 몇 주간 보였던 달러 약세가 되돌림 신호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페리는 "이는 베이지북에서 미 경제와 물가 상승세가 나타난 것에 부합한다"며 "또 애플이 전일 380억 달러의 세금 납부 계획을 밝히면서 해외 유보 이익금을 국내로 들여오겠다는 계획을 밝힌 것도 영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달러 강세 요인에다 유럽중앙은행(ECB) 위원들이 최근 엇갈리는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며 "유로화가 단기 반등하더라도 삐걱거리는 발언이 계속된다면 유로화 조정이 시작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패러데이 리서치는 달러-엔이 중간 저점을 형성했기 때문에 111.70~111.80엔을 다시 상향 시도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리서치는 다만 달러-엔이 지난 8일 113.37엔에 도달한 이후 추세는 계속 약세라고 덧붙였다.

전략가들은 그러나 미국 연방정부 폐쇄(셧다운)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며 아직 공화, 민주 양당이 단기 지출 예산안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셧다운을 막기 위해 공화당 지도부가 마련한 임시 예산안에 대한 불만을 털어놨다. 오는 19일까지 의회에서 예산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연방정부는 2013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셧다운에 처하게 된다.

크레디트 스위스의 샤합 잘리누스 세계 헤드는 셧다운 위험은 달러에 안 좋다며 투자자들은 또 미국의 자산 가격이 얼마나 높은지를 의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잘리누스는 기업들이 애플과 같이 현금을 들여온다고 결정하면 달러 가치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며 그래도 달러 약세 추세를 바꿀 수는 없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BK에셋매니지먼트의 보리스 슐로스버그 상무이사는 "정치적 문제가 이번 주 후반 시장을 흔들 수 있다"며 "환율의 경우 정치적 이슈에 매우 민감하게 움직이기 때문에 미국 정책에 따라 반응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슐로스버그는 "현재 정치권 사이에서 갈등이 지속하면서 부분폐쇄를 막기 위한 해결책이 실패할 수도 있다"며 "달러가 여기서 더 떨어지게 되면 이는 증시에 약세 신호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발표된 미 경제지표는 혼재됐다.

지난 13일로 끝난 주간의 미국 실업보험청구자수가 45년 최저치에 근접하면서 올해도 고용시장 호조가 지속할 조짐을 보였다.

미 노동부는 지난주 실업보험청구자수가 전주에서 4만1천 명 줄어든 22만 명(계절 조정치)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청구자수의 4주 연속 증가세가 마무리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집계치는 24만6천 명이었다.

지난해 12월 미국의 주택착공실적이 추운 날씨 탓에 대폭 감소했다.

미 상무부는 12월 주택착공실적이 전월 대비 8.2% 급감한 119만 채(계절 조정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WSJ 집계치는 1.5% 감소한 128만 채였다.

12월 주택착공 허가 건수는 0.1% 감소한 130만 채를 보였다.

WSJ의 집계 결과는 0.8% 감소한 129만 채였다.

주택착공의 감소는 미국 전반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한파가 왔던 북동부에서 지난해 5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

판테온 매크로이코노믹스의 이안 쉐퍼슨 수석 경제학자는 "착공은 과열 이후에 언제나 조정됐다"며 "하지만 12월 후반의 한파가 추가 피해를 줬고, 1월 상순도 역시 착공실적이 침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전체 주택착공은 전년 대비 2.4% 늘었으며, 허가 건수는 4.7% 증가했다.

12월 단독 주택 착공은 전월 대비 11.8% 감소했으나, 다세대 주택은 1.4% 늘었다. 12월 단독 주택 허가 건수는 1.8% 증가했으나, 다세대 주택은 3.9% 줄었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의 로렌스 윤 수석 경제학자는 "주택착공이 더 늘어난다면 재고가 늘고, 가격 상승을 진정시킬 것"이라며 "이는 좋은 주택 구매력 추세를 형성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 관할 지역의 제조업 활동을 보여주는 지수가 하락했지만, 확장 국면을 유지했다.

1월 필라델피아연은 지수는 전월의 27.9에서 22.2로 하락했다. WSJ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는 25.0이었다.

필라델피아 연은은 신규 수주, 고용지수 등이 내렸지만, 지역의 전체 제조업 성장세는 계속되고 있다며 기업들이 투입 물가와 판매 물가가 모두 올랐다는 보고를 했다고 설명했다.

달러화는 오후 들어 뉴욕증시가 낙폭을 줄이자 엔화에는 반등 시도에 나섰다. 유로화에는 횡보했다.

전략가들은 다음 주 예정된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 회의를 주목했다.

노디아의 잔 본 게리츠 수석 전략가는 "최근 유로-달러 환율의 상승은 ECB가 우려할 정도로 상당한 수준은 아니다"라면서 "다만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다음 주 회의에서 좀 더 비둘기파적인 신호를 포함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게리츠 전략가는 "다음 주 ECB의 메시지에 따라 유로화와 채권 금리가 하방 압력을 받을 수 있다"면서 "다만 ECB가 이번 회의에서 선제 안내를 변경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니크레딧의 전략가들 역시 "앞서 ECB 위원들이 유로화 상승을 반기지 않는 발언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유로화에 유리한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사실 ECB는 ECB 위원들이 앞서 말한 것 보다 유로 강세에 대해 덜 우려하고 있을 수 있다"면서 "유로화 강세는 무역 측면에서는 지금까지 완만한 상승세"라고 분석했다.

TD증권의 전략가들 역시 "드라기 총재가 1월 통화정책 회의 이후 갖는 기자회견에서 유로화 강세를 저지하는 발언을 할 수 있다"면서 "그러나 ECB가 더 많은 행동에 나서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유로가 더 올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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