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미국이 중국 기업의 미국 반도체 기업 인수를 승인해 눈길을 끌고 있다. 미국은 그동안 중국 기업의 자국 반도체 기업 인수에 잇따라 제동을 걸어왔다.

18일(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베이징 소재 마이크로 칩 업체인 '북방화창미전자장비(方華創微電子裝備·영문명 나우라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는 펜실베이니아에 있는 반도체 장비 제조업체인 '아크리온 시스템스(Akrion Systems)' 인수를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회사 측은 "우리가 아는 한 이번 인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가 거래를 승인한 첫 번째 중국 기업 인수 사례"라고 설명했다.

이번 거래 규모는 1천500만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CFIUS는 외국 기업의 역내 기업 인수가 자국의 안보에 위협이 되는가를 심사하는 기구로 미 재무장관이 주재하며 국방장관과 에너지장관, 국무장관, 상무장관 등 17개 정부 부처 고위급 대표들이 참여한다.

그동안 CFIUS는 트럼프 대통령 재임 이후 많은 중국 기업들의 미 기업 인수를 '안보상의 이유로' 철회시켰다.

물론 작년 중국 기업 중 미국 기업 인수에 성공한 경우는 '안보상의 이유'로 CFIUS의 심사 대상이 되지 않은 경우들이다. 이런 경우는 심사가 필요하지 않다.

하지만 반도체 등의 분야는 미국 안보와 관련된 경우가 있어 CFIUS의 심사를 받는다.

2016년 중국 반도체업체 칭화유니홀딩스는 CFIUS의 반대로 미국 데이터 저장업체 웨스턴디지털을 38억 달러에 인수하려던 계획을 포기한 바 있다.

작년 9월에는 중국계 사모펀드 캐넌브리지 캐피털 파트너스의 미국 래티스반도체 인수가 불발로 끝났다.

반도체 분야 이외에도 작년 말에는 중국 알루미늄 제조업체인 중왕(忠旺)그룹이 미국 알루미늄 업체인 알레리스를 인수하려던 계획을 포기했다. 역시 CFIUS의 투자 승인을 받지 못한 탓이다.

이달 초에는 중국 알리바바의 금융 계열사 앤트 파이낸셜의 미국 송금업체 머니그램 인수가 불발되는 등 중국의 미 기업 인수가 '안보상의 이유'로 줄줄이 중단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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