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모건스탠리가 채권을 중심으로 하는 트레이딩 사업에서 부진한 수익을 리테일 브로커 등이 만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모건스탠리는 18일(현지시간) 지난해 4분기 수익이 전년대비 14% 늘어났다고 발표했다. 미국 월가 전반에 걸친 트레이딩 수익의 감소를 리테일 브로커리지 사업 등이 상쇄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은행의 순이익은 5억1천600만달러(주당 29센트)를 기록했다. 세금 영향을 제외한 주당순이익(EPS)는 84센트로 시장 예상치 77센트를 웃돌았다.

모건스탠리는 2년 전부터 채권 트레이딩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했었다. 이번 분기 수익은 전년대비 45% 급감했다. 경쟁사들도 대체로 채권 트레이딩에서 적게는 14% 많게는 50% 사이의 수익 하락을 기록했다.

고객 트레이딩을 촉발할 수 있는 시장 재료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반대로 모건스탠리는 리테일 브로커리지 사업 부문에서 수익 규모를 10% 키웠다. 비용 절감을 통해 관련 수익 마진은 26%까지 늘어났다. 은행은 향후 목표를 28%로 잡고 있다.

이처럼 브로커 수익성이 커진 배경 중 하나는 업계 전반적으로 브로커 영입 등에 대해 과도한 출혈 경쟁을 자제했기 때문이다. 모건스탠리와 주요 경쟁사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 UBS그룹 등은 수년간 이어진 출혈 경쟁을 중단했다.

또한, 모건스탠리의 브로커리지 수익 구조가 최근 장세에서 빛을 발한 것으로 평가됐다.

이 은행의 리테일 브로커리지는 거래 수수료보다는 고객 포트폴리오 비율에 따라 평가되는 고정적인 수수료의 수익 비중을 키웠다. 주식시장의 강세가 이어지는 데 따라 고객의 거래 여부와 관계없는 고정적인 수수료 규모가 계속 커진 셈이다.

시장 강세에도 투자자의 관망세가 짙을 경우 거래 수수료 수익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제임스 고먼 CEO는 지난 2016년 초반에 세웠던 ROE 9% 달성 등의 수치적 목표 상당수를 달성했다. 그는 새로운 목표로 ROE 10~13%를 설정했다.

이에 대해 WSJ은 "향후 은행은 지금까지보다는 수익을 내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며 "이미 비용 절감과 위험자산 거래 축소와 같은 명확한 조치를 모두 취한 상태이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어서 "은행 내 자산운용과 투자은행사업도 영원히 지속할 수는 없는 증시 강세를 통해 돈을 벌었다"고 평가했다.

WSJ은 "약 350만 가구의 2조4천억달러 자금을 관리하는 거대한 리테일 브로커리지사업은 모건스탠리의 미지의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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