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신윤우 기자 = 신흥국 통화가 상승세를 이어왔지만, 여전히 말레이시아 링깃화는 저평가된 상태라는 진단이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8일(미국시간) 말레이시아 링깃화가 지난 1년 동안 달러화에 12% 뛰며 다른 신흥국 통화 대비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왔다면서 더 오를 여지가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보도했다.

링깃화는 지난해 한국 원화와 대만 달러화, 태국 바트화보다 가파르게 상승한 뒤 이달 들어 2.2% 뛰었는데도 더 오를 것으로 점쳐졌다.

신문은 국제결제은행(BIS)의 자료를 인용해 링깃화의 명목실효환율이 5년과 10년 평균 대비 낮은 수준이라며 더 오를 잠재력이 있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장기 평균을 고려했을 때 원화나 바트화보다 링깃화가 더 오를 여지가 있다는 게 일부 투자자의 견해라고 신문은 설명했다.

아비바인베스터스의 스튜어트 리슨 아시아 금리 및 외환 헤드는 "외환시장 전반을 살펴보면 최근 올랐는데도 링깃화는 여전히 가장 값싸 보인다"고 말했다.

달러화 약세로 신흥국 통화가 지속 상승하겠지만, 특히 링깃화처럼 저평가된 통화가 대폭 뛸 것으로 예상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리슨 헤드는 말레이시아 단기 국채에 투자해 통화 가치 상승에 베팅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말레이시아 중앙은행이 링깃화 강세에 제동을 걸지 않는 점도 상승 기대를 키우는 요인으로 평가됐다.

오히려 금리를 올리며 링깃화 오름세에 불을 지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관측됐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의 로힛 가그 외환 전략가는 "말레이시아 중앙은행이 링깃화 강세에도 별다른 지적을 하지 않고 있다"며 "태연한 모습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아시아 다른 국가의 외환 당국은 자국 통화 강세를 바라지 않아 통화 가치 상승에 구두 개입과 기준 환율 조정 등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말레이시아 당국은 대처하지 않는 드문 모습을 보였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가그 전략가는 "링깃화 강세에 베팅해야 한다"면서 "달러-링깃 환율이 수개월 내로 3.90링깃까지 밀릴 것"이라고 예측했다.

달러-링깃 환율의 하락은 링깃화가 달러화에 가치가 오른다는 의미다. 현재 달러-링깃 환율은 3.93링깃 수준을 기록했다.

캐피털이코노믹스는 "말레이시아 중앙은행이 이번 달에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내다봤다.

말레이시아로 자금이 유입되는 상황도 링깃화에 호재인 것으로 진단됐다.

ANZ는 그간 자금을 회수하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지난 12월에는 말레이시아 주식과 채권을 매수했다고 말했다.





<링깃화 명목실효환율 추이 ※출처: WSJ>

yw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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