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남승표 최진우 기자 = 한국산업은행의 대우건설 매각 본입찰에 호반건설이 단독으로 입찰했다. 복수의 외국계 투자자가 예비후보자로 선정됐으나 안정적이지 못한 현금흐름과 등락이 심한 업황 등이 걸림돌로 작용했다.

단독 응찰자인 호반건설은 매각대상 지분의 분할인수를 제안해 산업은행의 대응이 주목된다.

19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이날 진행된 산업은행의 대우건설 매각 본입찰에 호반건설이 단독 응찰했다.

산은은 지난해 11월 호반건설과 중국건축공정총공사(CSCEC), 퍼시픽얼라이언스 그룹(PAG) 등 3곳을 인수적격 후보자로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호반건설의 단독응찰은 매각진행 과정에서 어느 정도 예견됐다.

산은은 지난해 12월 인수적격 후보자를 대상으로 경영진 설명회를 진행했으나 후보자 중 한 곳인 PAG가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기 때문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최종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것은 대우건설이 매각공고를 앞두고 발표한 작년 3분기 실적에서 어닝쇼크를 신고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평가다.

대우건설은 지난 2016년 4분기 해외부문에서 1조원대의 빅베스(Big-bath)를 실행한 데 이어 작년 3분기에는 카타르와 모로코 등에서 각각 1천450억원과 230억원의 추가 원가를 이유로 해외부문이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인수 이후 예상하지 못했던 손실이 불거질 수 있다는 두려움을 투자자에게 던진 셈이다.

들쑥날쑥한 현금흐름도 투자 매력 반감 요인으로 거론됐다.

대우건설의 잉여현금흐름은 지난 2013년 마이너스(-) 2천315억원, 2014년 2천37억원, 2015년 1천439억원, 2016년 971억원으로 등락이 심하다.

PAG와 같은 사모펀드는 인수금융을 활용해 기업을 인수하는 데, 현금흐름의 변화가 심하면 배당재원을 확보하기 어려워 인수금융에 따른 이자를 내기 힘들어진다.

여기에 대우건설의 캐쉬카우인 주택사업이 정부의 주택가격안정 정책의 영향으로 업황 악화가 예상되는 데다 매각 전후로 불거진 산은과 대우건설 일부 핵심임원의 갈등설 등도 본입찰 흥행에 찬물을 끼얹었다.

호반건설은 전략적 투자자(SI)로서 대우건설과 인수 시너지를 고려해 이번 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평가됐다.

호반건설은 본입찰에 대우건설 지분 40%를 인수하겠다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10.75%는 2~3년 후 사는 구조다. 재무적인 부담을 줄이는 가운데 일정 기간 산은을 우호세력으로 두는 것이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호반건설의 제안은 투자부담을 최소화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인수 의지는 상당히 강한 구조"라고 평가했다.

산은은 이번 주말께 호반건설을 제안서를 살펴보고 우선협상대상자 지위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spnam@yna.co.kr

jwchoi@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