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이종혁 특파원 = 미국 국채 가격은 연방정부 폐쇄(셧다운) 우려에도 세계 경기 회복세와 물가 상승 기대로 내렸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19일 오후 3시(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2.8bp 오른 2.639%에서 거래됐다. 이는 2014년 7월 이후 가장 높다. 이번 주 8.7bp 상승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1.5bp 상승한 2.058%에서 움직였다. 한주간 5.7bp 올랐다.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2.5bp 높은 2.913%에서 거래됐다. 4거래일 동안 5.8bp 높아졌다.

10년과 2년 만기물간 수익률 차이는 전장 56.8bp에서 58.1bp로 확대됐다.

채권 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국채가는 셧다운 가능성에도 또 하락 출발했다가 낙폭을 줄이는 시도에 나섰다.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장중 2.644%까지 올랐다.

전일 국채가는 세계 경기 회복세와 물가 상승 우려로 하락했다. 향후 10년간 채권시장의 기대 물가도 3년내 최고치인 2.09%로 높아졌다.

어드바이저 자산운용의 트레이시 몬로 놀테 부대표는 "우리는 진정으로 지난 2주간 크게 움직였다"며 "물가에 관한 시장의 일부 우려가 표출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의 GDP 산출 모델은 미국의 지난해 4분기 경제는 3.9%, 올해 1분기는 3.1%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애틀랜타 연은의 'GDP나우' 모델 역시 지난해 4분기 3.4% 성장을 예측했다.

금리 전략가들은 전일 하원에서 셧다운을 막을 임시 예산안이 통과됐지만, 상원 통과가 불확실하다며 이날 통과되지 못하면 주말부터 부분 셧다운이 시작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상원에서 공화당은 전체 100석 중 51석만을 차지하고 있으며 의결정족수(60표) 확보를 위해서는 민주당에서 찬성표를 얻는 게 필수적이다.

민주당은 불법체류 청년 추방유예(DACA) 프로그램의 수혜자 구제를 위한 법안(일명 드림법)의 처리를 요구하면서 예산안 통과에 협조하지 않고 있다.

놀테 부대표는 "우리는 채권시장에 일부 변동성이 추가되는 것을 볼 것이다"라며 "다만 "이런 종류의 일들은 마지막까지 두고 봐야 하는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웰스파고 인베스트먼트 인스터튜트의 크레이그 홀케 투자 전략 분석가는 "경제는 탄탄한 모습이다"라며 "예전 셧다운 때도 시장 반응은 일반적으로 잠잠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발표된 미 소비지표는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기대 물가가 오르는 모습을 보여, 국채가는 다시 낙폭을 확대했다.

1월 미국 소비자들의 신뢰도가 세제개편 효과에 대한 불확실성 탓에 전월대비 내리고, 월가 예상치도 밑돌았다.

미시간대에 따르면 1월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 예비는 전월 95.9에서 94.4로 내렸다. 지난해 7월 이후 최저치고, 3개월째 하락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전망 집계치는 97.0이었다.

지난해 10월에는 100.7로 2004년 이후 최고치였다. 지난해 지수 평균은 96.8로 2000년 이후 가장 높았다.

1월 기대지수는 전달 84.3에서 84.8로 상승했다.

1월 현재 여건 지수는 113.8에서 109.2로 낮아졌다.

향후 12개월 동안 기대 인플레이션율은 전월의 2.7%에서 2.8%로 높아졌다.

5-10년 동안 기대 인플레율도 전월 2.4%에서 2.5%로 올랐지만, 평균 수준을 유지했다.

미시간대 소비자서베이 부문 디렉터 리처드 커틴은 "세제개편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과 미래 전망의 불일치는 소비자에 대한 세제개편 효과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커틴은 "일부 불확실성은 또 고율의 주세를 내는 곳에 사는 고소득 가계의 세금이 얼마나 줄어들 것인가와도 연관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설문에서 응답자 34%가 세제개편에 대해서 언급했으며 이 중 70%는 긍정적일 것으로, 18%는 부정적일 것으로 평가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마이클 피어스 선임 미 경제학자는 "헤드라인 지수의 하락은 전적으로 현재 여건 지수 탓"이라며 "이는 현재 여건지수를 주도하는 노동시장이 예외적일 정도로 강한 상태를 고려하면 이상하다"고 지적했다.

피어스는 또 "기대 물가는 지난 6개월 동안 소폭 오르는 추세를 시작했다"며 "이는 기대 물가가 매우 낮다는 일부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들의 우려를 완화해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아울러 셧다운을 제외하고 이 모든 것들은 연준이 3월에 기준금리를 다시 인상할 것이라는 점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국채가는 오후 들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민주당 척 슈머(뉴욕) 상원 원내대표와 백악관에서 긴급회동을 하면서 극적 타결 기대가 살아나고, 다우지수가 반등하는 가운데 낙폭을 다시 확대하는 시도를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슈머 원내대표에게 연락을 취해 만남을 제안했다.

슈머 원내대표는 약 90분간 회동을 마친 뒤 기자들에게 "길게, 그리고 구체적으로 논의했다"면서 "중요한 이슈들을 전반적으로 논의했다"고 밝혔다.

전략가들은 다음 주 예정된 일본과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 회의를 주목했다. 일본은행은 23일, ECB는 25일 통화정책 결정을 내놓는다.

일본은행은 앞으로 2년 안에 물가 목표 2% 달성에 관해서 낙관하는 분위기로 알려졌다. 엔화는 최근 8거래일 동안 7일이나 강해졌고, 전날까지 1.4% 올랐다.

ECB는 이미 지난주 의사록을 통해 예상보다 강한 매파 성향을 드러낸 바 있다.

게다가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소비 심리는 거의 2000년 이후 최고, 실업률은 9년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JP모건 자산운용사의 데이비드 탄 세계 금리 헤드는 "연준이 올해 3~4차례 금리를 인상할 것이기 때문에 최근 국채 수익률 상승이 놀랍지 않다"며 "이런 연준의 금리 인상 횟수는 최근 국채 매도세 이후에도 시장에서 가격 반영된 것보다 더 높다"고 설명했다.

탄 헤드는 "경제는 세제개편에 따른 경기 부양 전에 3%에 근접한 성장률을 보였고, 물가는 최근 저점에서 올라서고 있는데 이는 일회성 부정적인 충격 때문이다"라며 "우리는 고용시장에서 오는 물가 상승 주기가 기술 변수에 의한 구조적인 하락압력보다 더 영향력이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진단했다.

글러스킨의 데이비드 로젠버그 수석 경제학자는 "주식시장과 경제가 압도적으로 좋은 점을 고려하면 채권 수익률의 일부 주기적인 압력이 보인다"고 진단했다.

libert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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