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이번 주(22~26일) 뉴욕 외환시장은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shutdown·부분 업무정지) 사태가 장기화할지 여부에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상원은 지난 19일(현지 시간) 오후 10시 본회의를 열어 임시 예산을 놓고 표결했으나 찬성 50표, 반대 49표로 부결됐다. 불법이민 정책을 둘러싼 여야간의 시각차가 합의 실패의 가장 큰 요인이 됐다.

이에 따라 국방, 교통, 보건 등 필수분야를 제외한 연방정부의 업무는 멈추게 됐다.

미국 정치 혼란이 고조되면서 달러화는 하락 압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19일 상원 표결 전부터 달러화는 엔화에 약세를 나타냈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19일 오후 4시(현지시각) 무렵 뉴욕 환시에서 달러-엔 환율은 110.76엔을 기록해 전장 가격인 111.06엔보다 0.30엔(0.27%) 하락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이번 셧다운 사태가 얼마나 오래 이어질지 촉각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일부 외신에 따르면 미 상원은 셧다운 사태를 해소하기 위해 임시 예산안 표결을 늦어도 22일 오전 1시에 실시한다는 방침이나 공화당과 민주당이 이견을 좀처럼 좁히지 못하고 있어 상황은 불투명하다.

셧다운이 미국 경제와 시장에 끼치는 영향과 관련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소시에테제네랄(SG) 애널리스트들은 지난 18번의 셧다운을 분석한 결과 시장과 경제에 끼치는 영향이 제한적이거나 오래 지속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SG의 스티븐 갤러거 애널리스트는 지난 2013년의 경우 시장의 움직임이 컸으나 이는 연방정부 셧다운보다 부채한도 문제와 이에 따른 디폴트 가능성에 대한 우려 때문이었다고 분석했다.

반면 뉴욕타임스는 셧다운 초기에는 별 영향이 없겠지만, 장기화한다면 경제 성장세가 멈춰질 확률이 커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정부와 사업계약을 맺고 있는 민간기업에 대한 자금 지급이 늦어지면서 정부의 이자 부담이 커지게 되고, 각종 인허가 작업이 미뤄지면서 경제 활동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정부의 경제지표 발표에 차질이 발생하면서 시장 참가자들이나 비즈니스 주체들의 의사 결정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했다.

무디스는 지난 2013년 10월 발생한 16일간의 셧다운으로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연율 기준으로 0.5%포인트 깎였다고 분석했다. 미국 경제자문위원회는 당시 셧다운으로 민간 일자리가 약 12만 개 줄었다고 추정한 바 있다.

만약 셧다운 사태가 오래 이어질 기미를 보일 경우 달러화가 받는 압박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이번 주에는 22~23일 일본은행(BOJ) 금융정책 결정 회의와 25일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 회의가 예정돼 있다.

일본은행의 경우 최근 초장기 국채 매입을 축소해 통화정책 정상화 논란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시장에서는 구로다 하루히코 총재가 이번 회의에서 출구를 암시하는 발언을 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시장 참가자들이 해당 이슈에 예민해져 있는 상황이라 조금이라도 매파적으로 해석될만한 발언이 나올 경우 환시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유럽중앙은행(ECB) 위원들도 지난 12월 회의에서 유로존의 견고한 경제 회복세를 반영해 선제 안내를 점진적으로 변화시킬 필요가 있다는 데 대체로 동의한 것으로 나타나 이달 성명서와 마리오 드라기 총재 발언의 톤에 대한 관심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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