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윤정 기자 = 셀트리온의 이전상장을 앞두고 증권업계가 고민에 빠졌다. 주가 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다수인 상황에서, 보유 물량이 가격 위험에 노출될 것이라는 우려감 때문이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의 유가증권시장 이전상장이 임박했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9월 말 임시주주총회에서 코스피 이전상장을 결의했고, 한국거래소에 이전상장 신청서를 제출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주요 증권사는 담보나 질권 설정 등으로 셀트리온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지주회사와의 주식담보대출 계약 등으로 인해 익스포저가 발생한 것이다.

일례로 지난해 11월 셀트리온제약은 메리츠종금증권 등으로부터 400억원을 차입했다. 이때 셀트리온홀딩스가 보유 중인 셀트리온 주식 68만주가 담보로 제공됐다.

증권사들이 리테일, WM은 물론 직접 투자한 물량도 있어 구체적인 규모는 파악하기 어렵다. 주가 변동이 촉발될 경우 단기적인 가격 부담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셀트리온의 이전상장 후 코스닥 프리미엄이 걷힐 것으로 보고 있다. 코스닥 150지수에서 편출됨에 따라 8천억원의 매물이 출회될 수 있고, 이런 리밸런싱이 단기적으로 주가를 끌어내릴 수 있다는 전망이다.

셀트리온의 코스피 200 편입 시기는 6월 동시 만기일로 관측되고 있다. 코스피 200에 편입되면 1조원 이상의 패시브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보이나, 편입 시기가 늦어질 경우 수급 공백으로 인한 주가 조정이 길어질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향후 주가 흐름이 보유 물량을 가격 위험에 노출되게 할 것으로 보인다"며 "리스크 담당 부서에서는 담보비율 등의 검토가 필요해졌다"고 설명했다.

증권사들은 물론 한국거래소의 고민도 깊어졌다. 40조원의 시가총액이 빠져나가는 상황에서 이 공백을 메우는 것이 새로운 과제로 주어졌다. 이에 증권사들에 코넥스 상장사의 코스닥 이전상장도 독려하고 있다.

코스닥 활성화 방안에는 코넥스 시장에서 일정 수준 이상 거래된 기업이 코스닥으로 이전상장하는 경우 테슬라 요건 풋백옵션 부담을 완화해주는 내용 등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시총 40조원에 해당하는 우량기업을 상장시켜야 할 것"이라며 "코스닥 ETF의 자금 유출도 우려되는 상황에서 자금 흐름을 바꾸려면 코스닥의 아이콘이 될 만한 기업이 많이 등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증권사 IB 입장에서는 풋백옵션 부담이 줄어들기 때문에 코넥스 이전상장을 많이 활용할 것"이라며 "셀트리온에 집중됐던 투자 심리가 그 외의 소외 종목이나 저평가 종목 등으로 확대되는 것이 관건"이라고 진단했다.

yj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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