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갈수록 치열해지는 시중은행의 기관영업 경쟁이 대학가까지 확산하고 있다.

비대면 거래가 활발해지며 은행 영업점이 통폐합되는 분위기지만, 시중은행들은 주요 대학 중심으로 입점 지점을 해마다 조금씩 늘려가는 추세다.

특히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수도권 사립대를 선점하며 '대학교 1위 은행'이 되기 위한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ㆍ우리ㆍNH농협ㆍKB국민ㆍKEB하나은행이 입점한 국내 대학교는 총 106곳이다.

최근 신한은행은 홍익대학교 주거래은행으로 선정, 입점에 성공했다. 기존 주거래은행은 우리은행이었다. 신한은행과 홍익대의 협약 기간은 무려 10년이다.

이로써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각각 입점 대학 30곳, 협약대학 41곳으로 동률을 기록하며 치열한 접전을 펼치게 됐다.

신한은행이 주거래은행으로 입점한 대학은 한양대와 이화여대, 건국대 등이다. 우리은행은 연세대와 성균관대, 중앙대에 주거래은행으로 입점해 있다.

그간 우리은행은 서울지역 대학교 다수를 확보하며 대학교 대상 기관영업에서 강자의 면모를 이어왔다.

최근 신한은행은 매년 2곳 안팎의 입점 대학 수를 늘리며 우리은행을 따라잡았다.

시중은행 중 가장 많은 협약 대학교를 확보한 국민은행(61곳)은 13곳에 입점한 데 그쳤다. 서울과학기술대와 배재대, 한남대 등이 그 예다.

농협은행(54곳)은 18곳에 입점하며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의 뒤를 이었다. 사립대보단 서울대와 부산대 등 국공립대 중심으로 장기간 주거래은행 계약을 이어왔다.

고려대와 경희대에 입점해 있는 KEB하나은행의 협약대학은 17곳으로 집계됐다.









시중은행이 대학교 주거래은행에 선정된다고 해서 반드시 입점하는 것은 아니다.

대학교 캠퍼스의 상황이나 주변 상권 분석에 따라 주거래은행과 입점 은행이 다르게 운영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최근 들어 시중은행은 잠재된 미래 고객을 확보하는 전략적인 영업을 위해 대학교 입점에 공을 들이고 있다. 대학 발전기금은 물론 동아리와 각종 문화 이벤트를 지원하기도 한다.

통상 대학교 주거래은행은 각종 대학교 기금 관리와 학생증 발급, 등록금 수납, ATM기기 운영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입점 은행은 교직원 전용 신용대출, 교직원 대상 금융 수수료 우대, 대학교 협력기관 자금거래 등의 업무에 적극적으로 나선다.

무엇보다 직업의 특성상 안정적인 성향의 교직원과 미래의 우수한 직장인을 선제 확보할 수 있다는 게 핵심이다.

특히 미래 잠재고객을 선점하는 차원에서 시중은행은 생애주기별 포트폴리오에 맞춘 '유스(youth)' 고객 대상 상품도 꾸준히 개발하고 있다.

신한은행의 20대 대학생 전용 브랜드인 'S20'과 우리은행의 '위비 꿀청춘', 농협은행의 'NH20해봄', KEB하나은행의 '영(young)하나 패키지' 등이 그 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수도권 지역 대형 사립대의 경우 주거래은행이 아니더라도 입점해 고객을 유치하거나 예비 협약 단계를 유지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며 "동창회 기금이나 산학 협력 거래기관 등 양질의 고객을 확보할 기회가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jsjeong@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