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창헌 기자 =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에도 국내증시를 비롯한 국내·외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미 상원은 지난 19일(현지시간) 오후 10시 본회의를 열어 셧다운을 막기 위한 임시 예산을 놓고 표결했으나 찬성 50표, 반대 48표로 처리하지 못한 데 이어 공화·민주당 간 막바지 물밑 협상마저 실패했다.

국내 증권사 전문가들은 22일 미 연방정부의 셧다운이 4년여 만에 재연됐지만, 금융시장에 주는 충격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우선 미국의 셧다운이 이전 정부에서도 반복적으로 진행됐다는 점이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미 연방정부의 폐쇄는 1976년 이후로만 총 18회 있었다. 평균 폐쇄기간은 7일이다.

이 기간 국외 금융시장은 매우 약한 반응을 보여왔다. 연방정부 폐쇄 기간 S&P500 지수는 평균 0.6% 하락하는 데 그쳤고 미국 10년물 금리 등락폭은 '제로(0)'에 가까웠다. 달러인덱스는 0.2%, 코스피는 0.1% 각각 하락했다.

이번 부채한도 증액협상이 실패한 이유가 불법 청년 이민자 추방 유예(DACA) 프로그램 폐지에 대한 민주당의 반발 때문으로 경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변수가 아니라는 점도 우려를 낮추는 요인이다.

미국 정치권에서 올해 11월 상원과 하원 선거를 앞두고 있다는 점도 연방정부 폐쇄를 장기화하기 어려운 이유로 꼽혔다.

오태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돌잔치가 연방정부 폐쇄로 식었지만, 쇼크는 없을 것으로 전망한다"며 "국내외 증시에서 일부 과열 업종의 속도 조절에만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며, 성장주와 경기민감주, 중소형주의 비중확대 전략을 유지할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지난 주말 뉴욕증시도 이전의 상승 랠리를 지속하며 미 연방정부의 셧다운 우려가 크지 않음을 보여줬다.

19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53.91포인트(0.21%) 상승한 26,071.72에 거래를 마쳤다. 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2.27포인트(0.44%) 오른 2,810.30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40.33포인트(0.55%) 높은 7,336.38에 장을 마감했다.

S&P 500 지수는 2,810.33까지 올라 장중 최고치를 경신했고 나스닥 지수는 장중 최고치가 마감 가격과 같았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셧다운 돌입 시 연방정부의 일부 기능이 제한되고 일부 공무원의 강제 무급휴가 등이 진행되지만, 국방과 외교, 치안 등 필수업무는 여전히 진행된다"며 "셧다운이 초래하는 파장이 경험적으로 보면 크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보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그는 "셧다운 관련 단기에 협상이 타결될 경우 큰 부담을 느낄 이벤트는 아니다"라며 "특히 최근처럼 미국 경제에 대한 컨센서스가 높아지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당장 큰 충격을 유발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진단했다.

c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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