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금융시장의 오래된 패턴과 경제학적 의미를 고려할 때 이번 겨울이 지나기 전에 미국 국채를 처분해야 한다는 진단이 제기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1일(현지시간) "미 월가의 격언 중 하나는 5월에 주식을 팔아 여름 침체기를 피하라는 것이지만, 채권의 경우에는 해당월이 1월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투자자와 애널리스트 등은 미국 국채금리가 일반적으로 6~12월보다는 1~5월사이에 더욱 크게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는 게 신문의 설명이다.

지난 1998년부터 작년까지 미국 10년 국채의 움직임을 분석한 결과, 평균적으로 1~5월에는 금리가 0.017%포인트 올랐고 6~12월에는 0.215%포인트 내렸다.

WSJ은 "일부에서는 이런 인과관계가 우연의 일치라고 보지만, 지난주 10년 국채금리가 3년 만에 최고 수준을 경신한 시점에서 이 논쟁은 특히나 중요해졌다"고 평가했다.

최근의 금리 상승세가 추가적인 채권 매도세의 신호탄인지, 최근의 긴 채권 강세 흐름의 일부인지를 두고 견해차가 크게 엇갈리고 있는 시점이라는 얘기다.

1~5월 금리가 상대적으로 크게 오르는 배경 중의 하나는 미국 소비자물가 압력이 지목된다. 바클레이에 따르면 휘발유와 항공기 운임, 숙박료, 임대료 등 소비자물가지수의 주요 구성요소 상당수가 봄에 오르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씨티그룹은 미국의 개인소득세 시즌을 언급하기도 한다.

매년 4월 중순 개인소득세 신고 기간이 끝나면, 종종 정부의 환불금 지급을 위한 단기 차입 압력이 높아진다는 게 씨티의 설명이다.

씨티그룹의 윌리엄 오도넬 전략가는 일본 자산의 본국 송환 시기도 채권 금리 상승세에 영향을 미친다고 평가했다. 회계연도가 끝나는 3월말 이전에 일본 자산이 본국으로 송환되며 미국 국채의 매도세도 일부 증가한다는 게 오도넬 전략가의 주장이다.

마크 감스트라 뉴욕대 교수 등의 지난 2015년 논문에 따르면 연초 금리 상승세가 통계적이고 경제적으로 의미있는 경향으로, 투자자의 계절적 심리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과거의 유의미한 통계학적 분석뿐만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지금이 채권 매도 시기라는 게 일부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채권시장은 경기를 부양하는 동시에 재정적자 확대를 초래하는 미국 세제안 통과의 파급력에 따라 경제 전망치를 다시 추산하고 있다. JP모건의 경우 올해 감세 효과로 기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예상치인 3회보다 많은 4회의 금리인상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일부에서는 통화긴축에 가까워지는 연준과 유럽중앙은행(ECB)과 일본은행(BOJ) 등 중앙은행이 올해 금리 상승의 가장 강력한 배경이 될 것이란 분석도 내놓고 있다.

WSJ설문에 따르면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10년 국채금리가 오는 6월말까지 2.74%, 연말까지는 2.98%까지 상승할 것으로 관측했다. 지난 주말 현재 금리는 2.66%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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