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민재 기자 = 새해 들어 회사채시장이 발행시장을 중심으로 활기를 띠고 있는 가운데 국내외 금리 인상 가능성 등으로 올해도 기업들의 회사채 선발행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일부 기업들은 향후 시장금리 상승을 전망하면서 내년초 만기도래할 예정인 회사채 차환자금을 미리 조달하고 있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세계는 "자체 경제전망 상 향후 경기 회복에 따른 금리 상승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해 700억원 규모 차환 재원을 선조달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신세계가 지난 2016년 발행한 회사채 2천억원의 차환을 위해 회사채를 발행하면서, 내년 1월 만기도래하는 회사채의 차환자금까지 일부 마련하기로 했다는 의미다. 결국, 만기예정 회사채의 차환자금을 1년이나 미리 앞당겨 조달하는 셈이다.

이에 대해 신세계는 "현재와 같은 저금리 기조에서 선제적으로 유동성을 조달하는 것이 재무안정성에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롯데칠성음료는 이달 초 기존 모집금액에 500억원을 증액한 2천500억원어치 회사채를 발행하기로 결정했다. 이 가운데 700억원은 오는 7월 만기도래하는 회사채를 차환하는 데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미국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확대된 영향으로 국내 시장금리 또한 상승할 것으로 보고 기업들이 하반기 필요자금을 선제적으로 조달하고 있다는 뜻이다.

앞서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연방준비제도(Fed)가 올해 최소 3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보고 상황에 따라 추가 인상도 있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에 대해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경기지표에 따라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신중하게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미국 중앙은행의 결정이 국내 기준금리와 시장금리에 미칠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입장이다.

작년초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암시됨에 따라 시장금리가 오를 수 있다는 우려로 기업들의 회사채 선발행이 이어졌고, 하반기로 갈수록 회사채 공급물량이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났다.

김상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기준금리 인상이 단행됐을 때 시장금리가 바로 맞춰 오르지 않아도 연말에 다가갈수록 장기적으로 상승할 수 있다"며 "기업들의 경우 상반기에 미리 발행해야겠다는 니즈는 충분히 형성된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김수연 KB증권 연구원은 "작년 하반기 만기도래하는 물량에 반응해 기업들의 상반기 자금조달이 두드러졌고, 하반기 크레디트 물량이 눈에 띄게 줄었다"며 "통상적으로 만기구조인 3년 이내에 돌아오는 금리 사이클을 고려하면 향후 일드업 될 것이라는 생각에 선발행 수요는 충분히 있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IB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의 상반기 회사채 선발행으로 하반기 금리가 본격적으로 올라가면 발행을 줄임으로써 연간 회사채 전체 발행량은 작년보다 다소 감소할 것으로 본다"며 "최근 주식시장 상황이 호전되면서 오히려 채권보다 주식을 통한 자금조달이 용이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m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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