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계육(닭고기) 제품을 생산·판매하는 하림의 재무구조가 불안정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차입금 의존도가 높은 데다 단기 차입비중이 90%를 넘는 탓이다.

하림이 최근 823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했으나, 그 자금을 투자에 사용하면서 재무구조 개선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하림의 총 차입금은 지난 2014년 2천580억원, 2015년 3천105억원, 2016년 1천584억원, 지난해 3분기 말 2천124억원을 기록했다.

하림의 차입금 의존도는 2014년 48%, 2015년 53%, 2016년 34%, 작년 3분기 말 39%다. 차입금 의존도가 30% 이상이면 재무안정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총 차입금 중에서 1년 이내 상환해야 하는 단기차입 비중이 높다. 작년 3분기 말 기준 총 차입금 2천124억원 중에서 단기차입금은 1천984억원, 장기차입금은 140억원이다. 단기 차입비중이 약 93%에 달한다.

반면 단기금융상품을 포함한 현금성자산은 442억원에 불과하다. 연간 영업활동으로 조달할 수 있는 자금 규모도 크지 않은 편이다. 실제 작년 3분기 말 기준 영업 현금흐름을 연환산한 규모는 107억원이다.

또 유동자산(2천447억원)이 유동부채(2천742억원)보다 적다. 이 때문에 유동성이 떨어져 단기 상환압박에 시달릴 수밖에 없는 재무구조라는 평가가 나온다.

하림이 최근 823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했으나, 재무구조가 개선되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다. 유상증자로 조달한 자금을 투자에 쏟아 부었기 때문이다.

앞서 하림은 지난해 9월 25일 이사회를 열고 823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하기로 결정했다. 증자는 주주배정 후 실권주를 공모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신주 발행가액은 2천495원이며 3천300만주가 새로 발행됐다. 증자 전 하림의 발행주식 총수가 5천394만5천938주인 것을 감안하면 대규모 증자를 한 셈이다.

하림은 유상증자로 조달한 자금으로 도계(닭을 잡아서 죽임) 시설을 재배치하고 부대시설을 '리모델링'한다.

도계 공장을 재배치하는 곳은 전북 익산시 망성면 망성로 14외 42필지다. 토지 6만6천267.3㎡, 건물 2만9천106.5㎡ 규모다. 하림그룹 관계자는 "변화하는 시장에 대응하고 고품질 제품을 생산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하림은 이번 투자를 위해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유상증자로 조달한 823억원, 사내 보유자금 476억원을 사용할 예정이다. 여기에 411억원도 차입할 계획이다. 총 투자금액은 1천711억원이다.

이 때문에 하림은 유상증자 후에도 재무구조가 불안정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증권사 한 연구원은 "2016년 하림이 유형자산과 투자부동산 처분 등으로 차입금을 줄였으나, 투자규모가 확대됨에 따라 차입금이 다시 증가하고 있다"며 "유상증자로 조달한 자금을 투자에 사용해 재무구조 개선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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