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이종혁 특파원 = 달러화는 연방정부 폐쇄(셧다운)가 종료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엔화에는 오르고, 유로화에는 내리는 혼조를 보였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22일 오후 4시(현지시각) 무렵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0.96엔을 기록해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10.76엔보다 0.20엔(0.18%) 상승했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2258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2220달러보다 0.0038달러(0.31%) 올랐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36.02엔에 거래돼 전장 가격인 135.36엔보다 0.66엔(0.48%) 높아졌다.

달러화는 엔화에는 오르고, 유로화에는 내리는 보합권 혼조로 출발했다.

지난 주말 달러화는 셧다운 우려 속에 엔화에 내렸지만, 유로화에는 올랐다.

19일장 마감 후에도 하원에서 통과된 임시 예산안이 상원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20일부터 셧다운이 시작됐다.

외환 전략가들은 개장 초 셧다운이 단기에 그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지만 이날 표결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는 불확실하다고 내다봤다.

전략가들은 역대로 셧다운이 경제와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었다며 다만 이번 주 예정된 지표 발표를 지연시킬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는 26일 예정된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가장 주목받고 있다.

이번 주는 23일 일본 중앙은행, 25일 유럽중앙은행(ECB)이 정책 회의를 한다.

중앙은행들은 경기 호조 덕분에 기존 통화완화정책을 일부 거두겠다는 성명을 내놓을 가능성이 예측되고 있다.

유니크레디트는 일본 중앙은행이 엔화 가치에 도움을 줄 것이라며 '경제 활동에 대해 상대적으로 낙관적인 평가를 한다'는 문구를 유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은행은 다만 '통화정책 상의 경기 부양과 물가 목표 사이의 연계를 강화하는 발언으로 최근 시장 기대를 되돌리려고 할 위험도 있다며 이 경우 엔화가 약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분위기가 달러에 전반적으로 부정적인 데다 투자자들은 이미 엔화 과매도 상태여서 약세 기간은 일시적일 것이라고 은행은 강조했다.

네덜란드 은행 ING는 "ECB 총재가 양적완화가 정확히 언제 끝날 것인지 분명하게 정해지지 않았다는 견해를 반복할 수 있다"면서 "총재가 유로화를 낮추기 위한 발언을 한다면 이는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ING는 "ECB도 최근 유로화 강세 이유에 대해 경제 기초여건에 따른 정당한 것이라는 것 이외에 다른 요인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면서 "유로화가 1.2140~1.2150달러 수준을 기록하면 이는 좋은 매수 기회"라고 덧붙였다.

프랑스은행 소시에테제네랄(SG)은 "ECB 총재가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경제 개선에 대해 인정하더라도 12월 회의 때처럼 매파적인 모습을 보일 것 같지 않다"고 내다봤다.

이어 SG는 "지난 2주간 유로화와 금리 반응이 너무 지나쳤다"면서도 "다만 극명한 반대 상황이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주말 동안 유로화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4기 내각을 대연정으로 구성하고 총리직을 이어갈 가능성이 한층 커지면서 상승 압력을 받았다.

사민당은 지난 21일 대의원 투표를 통해 지난 12일 기독민주·기독사회당 연합과 타결한 대연정 예비협상안을 승인했다.

이날 발표된 지난해 12월 전미활동지수(NAI)가 전달 내림세에서 반등했다.

시카고연방준비은행은 22일 12월 전미활동지수가 전월의 0.11에서 0.27로 올랐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8월에는 마이너스(-) 0.16을 보였고 10월에는 0.87이었다.

이 지수가 '0'인 것은 미국 경제가 역사적인 성장 추세로 확장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마이너스(-) 영역이면 평균 성장세보다 못하다는 의미다.

3개월 이동평균 전미활동지수는 전월 0.43에서 0.42로 낮아졌다.

달러화는 오후 들어 공화·민주 양당의 합의로 상원에서 임시 예산안이 통과되자 엔화에 가파르게 오름폭을 높이기도 했다. 유로화에도 낙폭을 줄였다.

미 상원은 임시 예산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81표, 반대 18표로 가결 처리했다.

다만 이번 예산안은 내달 8일이 기한인 초단기 임시 예산안이다.

하원이 같은 내용의 예산안을 통과시키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상·하원을 모두 통과한 예산안에 서명하면 연방정부는 셧다운 종료와 함께 즉각 정상화한다. 하원은 이날 오후 예산안을 표결한다.

공화당의 미치 매코널 원내대표는 셧다운 사태 해소시 민주당이 요구한 다카(DACA·불법체류 청년 추방유예) 개정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밝혀 협상 물꼬를 텄다.

전략가들은 셧다운이 일단락됨에 따라 ECB 회의와 총재 발언을 주목했다.

바클레이즈의 안토니오 가르시아 파스쿠알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회의에서 새로운 정책 발표는 없겠지만, 마리오 드라기 총재는 미래에 있을 선제 안내 변화와 관련해 많은 질문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2월에 발표된 ECB의 통화정책회의 의사록에서 올해 초에 선제 안내에 변화를 줄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파스쿠알 이코노미스트는 "많은 기자가 이 변화와 시기에 대해 질문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모건스탠리는 "최근 ECB 관계자들이 매파적 발언을 해 왔지만, 드라기 총재는 기자회견과 질의·응답 시간에서 더 포괄적인 이사회의 의견을 반영한 균형 잡힌 태도를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ING는 "현재 유로 강세와 물가 압력이 약한 것 등을 고려할 때 드라기 총재가 기자회견에서 비둘기파적인 태도를 보일 것"이라면서 "양적 완화는 유지될 것이고, 드라기 총재가 갑작스러운 양적 완화 종료는 없을 것이라고 다시 한 번 반복할 것인지 관심이 집중된다"고 전했다.

알리안츠글로벌투자의 프랑크 딕스미어 이사는 "ECB는 어떻게 미래에 통화 정책 정상화에 나설 것인지 다시 한 번 설명할 것"이라면서 "양적완화가 먼저 끝나고 금리 인상이 뒤따를 것이라는 점을 말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알리안츠는 2019년 전까지는 금리 인상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부 전략가는 지난해 말부터 달러가 많이 내린 만큼 반등 기회가 있다는 논리를 폈다.

미 투자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는 앞으로 몇 주간 미 기업들이 세제개편에 따른 해외 이익 환류에 따른 혜택을 입기 위해 자금을 미국으로 들여올 것이라며 달러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투자은행은 유로화가 1분기에 1.10달러로 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커먼웰쓰 포린익스체인지의 오메르 에시너 수석 시장 분석가는 달러는 "지난주 3년내 최저치에서 많이 올라서지 않았다"며 "달러는 5주 연속 무역가중 환율 기준으로 손실을 봤고, 이는 2015년 중반 이후 가장 길다"고 설명했다.

ACLS 글로벌의 마샬 글리터 수석 전략가는 "사민당이 협상안을 승인하면서 유로화에 대한 큰 위험이 사라졌는데 셧다운이 왜 달러에 피해를 주지 못하는가는 투자자들의 과거 경험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글리터는 "투자자들은 경제가 건강하고, 주식시장이 올라가는 한 연준이 3월에 예상대로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그래서 달러를 팔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미국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2.3%에서 2.7%로, 작년 10월에 내놓은 올해 세계 성장률 전망치도 3.7%에서 3.9%로 상향 조정했다.

IMF는 무엇보다 세제 개편안 영향으로 미국의 성장세가 가팔라지면서 주변 교역국에도 긍정적인 파급효과가 미칠 것으로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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