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이종혁 특파원 = 미국 국채 가격은 연방정부 폐쇄(셧다운) 종료가 임박하면서 내렸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22일 오후 3시(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2.4bp 오른 2.663%에서 거래됐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1.5bp 상승한 2.073%에서 움직였다.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1.4bp 높은 2.927%에서 거래됐다.

10년과 2년 만기물간 수익률 차이는 전장 58.1bp에서 59.0bp로 확대됐다.

채권 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국채가는 셧다운 처리 과정에 주목하며 하락 출발했다가 낙폭을 점차 줄이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주말 국채가는 셧다운 우려에도 세계 경기 회복세와 물가 상승 기대로 내렸다. 19일 장마감 후에도 하원에서 통과된 임시 예산안이 상원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20일부터 셧다운이 시작됐다.

금리 전략가들은 셧다운이 단기에 그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며 역대로 셧다운이 경제와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알리안츠 자산운용의 찰리 리플리 선임 투자 전략가는 "전체적으로 시장은 셧다운을 변수로 보지 않았다"며 "물가는 다시 오르기 시작했고, 채권시장에 일부가 가격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주는 23일 일본 중앙은행, 25일 유럽중앙은행(ECB)이 정책 회의를 한다.

중앙은행들은 경기 호조 덕분에 기존 통화완화정책을 일부 거두겠다는 성명을 내놓을 가능성이 예측되고 있다. 이는 엔화와 유로화 강세뿐 아니라 일본과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국채수익률의 상승 요인이 될 여지가 많다.

미국 외에 국채수익률이 오르는 것은 그동안 높은 수익률이 장점이었던 미 국채에 대한 해외 수요를 줄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

BMO 캐피털 마켓츠의 애론 콜리 전략가는 "셧다운의 즉각적인 영향은 실재하지 않고, 현재 깎이는 예산의 상당 부분은 나중에 추가 지출로 대체될 것"이라며 "하지만 셧다운의 경제적 피해를 줄이라는 압박이 양당에 가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발표된 지난해 12월 전미활동지수(NAI)가 전달 내림세에서 반등했다.

시카고연방준비은행은 22일 12월 전미활동지수가 전월의 0.11에서 0.27로 올랐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8월에는 마이너스(-) 0.16을 보였고 10월에는 0.87이었다.

이 지수가 '0'인 것은 미국 경제가 역사적인 성장 추세로 확장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마이너스(-) 영역이면 평균 성장세보다 못하다는 의미다.

3개월 이동평균 전미활동지수는 전월 0.43에서 0.42로 낮아졌다.

이날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미국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2.3%에서 2.7%로, 올해 세계 성장률 전망치도 3.7%에서 3.9%로 상향 조정한 것도 관심을 받았다.

IMF는 무엇보다 세제 개편 영향으로 미국의 성장세가 가팔라지면서 주변 교역국에도 긍정적인 파급효과가 미칠 것으로 봤다.

국채가는 오후 들어 공화·민주 양당의 합의로 상원에서 임시 예산안이 통과되자 낙폭을 더 벌렸다.

미 상원은 임시 예산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81표, 반대 18표로 가결 처리했다.

다만 이번 예산안은 내달 8일이 기한인 초단기 임시 예산안이다.

하원이 같은 내용의 예산안을 통과시키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상·하원을 모두 통과한 예산안에 서명하면 연방정부는 셧다운 종료와 함께 즉각 정상화한다. 하원은 이날 오후 예산안을 표결한다.

공화당의 미치 매코널 원내대표는 셧다운 사태 해소시 민주당이 요구한 다카(DACA·불법체류 청년 추방유예) 개정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밝혀 협상 물꼬를 텄다.

전략가들은 셧다운이 종료될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이번주 ECB 회의와 총재 발언을 주목했다.

바클레이즈의 안토니오 가르시아 파스쿠알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회의에서 새로운 정책 발표는 없겠지만, 마리오 드라기 총재는 미래에 있을 선제 안내 변화와 관련해 많은 질문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2월에 발표된 ECB의 통화정책회의 의사록에서 올해 초에 선제 안내에 변화를 줄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파스쿠알 이코노미스트는 "많은 기자가 이 변화와 시기에 대해 질문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모건스탠리는 "최근 ECB 관계자들이 매파적 발언을 해 왔지만, 드라기 총재는 기자회견과 질의·응답 시간에서 더 포괄적인 이사회의 의견을 반영한 균형 잡힌 태도를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ING는 "현재 유로 강세와 물가 압력이 약한 것 등을 고려할 때 드라기 총재가 기자회견에서 비둘기파적인 태도를 보일 것"이라면서 "양적완화는 유지될 것이고, 드라기 총재가 갑작스러운 양적 완화 종료는 없을 것이라고 다시 한 번 반복할 것인지 관심이 집중된다"고 전했다.

알리안츠글로벌투자의 프랑크 딕스미어 이사는 "ECB는 어떻게 미래에 통화 정책 정상화에 나설 것인지 다시 한 번 설명할 것"이라면서 "양적완화가 먼저 끝나고 금리 인상이 뒤따를 것이라는 점을 말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알리안츠는 2019년 전까지는 금리 인상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략가들은 이번 주말 나오는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과 예산안에 영향받지 않는 국채 입찰을 주목했다.

미 재무부는 이번주 총 1천30억 달러어치 국채를 발행하며 23일에는 2년물 260억 달러어치, 둘째 날에는 5년물 340억 달러어치와 2년물 변동금리부(FRN) 국채 150억 달러어치를 각각 입찰한다. 25일에도 7년물 280억 달러어치를 입찰한다.

올해 미 재정적자 확대에 따른 국채 물량 부담 영향이 실제 예상보다 크지 않을 것이라는 반론도 등장했다.

지난주 도이체방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자산이 점진적으로 축소되는 가운데 올해 세제개편 등의 영향으로 연방 재정적자가 확대될 조짐이라며 이는 미 재무부가 1조 달러의 채권 발행에 나서게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모건스탠리의 매튜 혼바흐는 침체 이후 재무부가 국채 발행을 크게 늘렸던 지난 네 번의 경우 중 한 번만 국채수익률을 높였다며 게다가 가격 조정은 공급 증가 기대가 구축될 때보다 실제 공급이 이뤄질 때 더 적다고 지적했다.

혼바흐는 앞서 보는 투자자들은 이미 다가올 국채 발행에 대해서 눈치를 채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포르마 인텔리젼스의 데이비드 에이더 수석 시장 전략가는 "우리는 이 모든 것을 알고 있고, 꼭 발단이 될 필요는 없지만, 새해부터 시작된 가격 변동을 봤다"며 "계절적으로 연초는 강세장 속에서도 주기적으로 약세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libert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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