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윤구 기자 = 새로운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중소형 보헙사의 후순위채가 만기도래하면서 자본확충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2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국내 보험사의 2020년까지 후순위채 만기도래 규모는 총 7천560억 원으로 집계됐다.

내년부터 후순위채 상환이 몰려 KDB생명 1천400억 원, 한화손해보험 900억 원, 현대라이프 800억 원, 롯데손해보험 500억 원, DGB생명 400억 원, 흥국화재 300억 원 순이었다.

2020년에는 메리츠화재가 1천860억 원의 후순위채를 상환해야 하며 현대라이프(500억 원)와 롯데손보(400억 원), 흥국화재(400억 원), DGB생명(100억 원)은 2년 연속 만기가 완료된다.

2021년 IFRS17 도입을 앞두고 자본확충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중소형 보험사 위주로 후순위채 만기도래가 몰린 것이다.

이에 KDB생명과 현대라이프는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RBC)비율 하락으로 대주주로부터 3천665억 원과 3천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할 예정이다.

KDB생명은 지난해 희망퇴직을 진행하면서 임직원 230여 명을 내보내고 점포를 기존 190개에서 99개로 축소해 대주주인 산업은행에 유상증자를 요청했다.

산업은행이 유상증자에 동의하면서 작년 9월 말 116%였던 KDB생명의 RBC비율은 160%대로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내년에는 후순위채를 상환해야 하는 만큼 추가로 후순위채권이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해 RBC비율을 20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현대라이프의 경우 대주주인 현대차그룹과 대만 푸본생명의 유상증자 결의로 한숨을 돌렸다.

앞서 지난해 11월 RBC비율이 148%로 떨어지자 후순위채 600억 원과 신종자본증권 400억 원을 발행해 175%로 개선한 바 있다.

지난해 900억 원 규모의 후순위채 발행에 나섰다가 수요예측 흥행에 실패했던 롯데손보도 추가적인 자본확충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손보의 작년 3분기 말 RBC비율은 159.14%로 금융당국의 권고치인 150%를 겨우 넘어선 수준이기 때문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IFRS17 시행 전에 후순위채 만기가 도래하는 보험사의 경우 자본확충 부담이 더 커진 상황"이라며 "후순위채보다는 자본으로 100% 인정받을 수 있는 신종자본증권으로 갈아타는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yg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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