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윤정 기자 = 카페24의 기업공개가 임박했다. 적자 기업에 증시 입성 문호를 열어준 '테슬라 상장' 첫 사례라, 흥행 여부를 두고 증권가의 관심이 높다. 특히, 증권사가 풋백옵션(환매청구권) 부담을 어떻게 해소할지도 관건이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부터 양일간 '테슬라 1호 상장' 기업인 카페24가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수요예측에 나선다. 카페24의 대표 주관사는 미래에셋대우, 유안타증권이 맡았다. 한화투자증권은 공동 주관사로 참여했다.

카페24는 일반 청약자에게 배정된 18만주에 대해 풋백옵션을 부여한다. 공모가가 희망밴드 하단에서 정해진다고 가정할 경우 행사 가격은 3만8천700원이 된다. 이 경우 주관사가 70억원가량을 부담해야 한다.

풋백옵션은 기업 상장 후 3개월간 주가가 공모가보다 10% 이상 하락할 경우 주관사가 공모가의 90% 가격에 투자자들로부터 주식을 사들이도록 한 제도다. 증권업계에서는 주관사의 부담이 가중된다는 이유로 제도의 완화를 요구하고 있다.

이에 미래에셋대우와 유안타증권도 밸류에이션 산출 과정에서 고심한 흔적이 엿보였다. 성공적으로 테슬라 1호 상장을 마무리하면 좋은 선례를 가지고 추가 딜소싱에 나설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중요했다.

업계에서는 미래에셋대우와 유안타증권이 공모 물량을 줄이고 보수적으로 밸류에이션을 하는 방향으로 리스크를 낮췄다고 분석했다. 또한, 공모 시기도 물량이 몰리는 연말을 피해 1월로 잡았다는 것이다.

당초 풋백옵션 위험을 헤지하기 위해 증권사들이 발행사와 그린슈(초과배정옵션) 계약을 맺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었으나, 이번에는 시행되지 않았다.

카페24의 공모가 희망밴드는 4만3천~5만7천원이다. 할인율 14~35%가 적용됐다. 타 종목의 할인율이 30~40% 정도가 적용되는 것과 비교해 크게 디스카운트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밴드를 넓혀 시장에서 가치를 보다 정확하게 평가받고자 했다.

두 증권사는 네이버, 카카오, 가비아를 국내 유사기업으로 선정하고 주가매출액비율(PSR)을 적용했다. 플랫폼 기업의 특성상 매출이 곧 수익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PSR이 적합한 지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증권사 IB 관계자는 "매출액은 회계처리방법 등에 따라 영향을 크게 받지 않아 임의로 조정하기 어렵다"며 "순이익 등의 지표보다 변동성도 높지 않아 적자 기업의 가치평가 신뢰성을 높이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유안타증권 관계자는 "밸류에이션을 보수적으로 했는지, 공격적으로 했는지는 이제 시장에서 판단할 문제"라며 "첫 테슬라 요건 상장인 만큼 거래소와도 긴밀하게 협의해 회사의 미래 성장 가능성을 면밀하게 분석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yj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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