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올겨울 최강한파에 롱패딩 열풍이 불면서 아웃도어의류 제조업체 '네파(NEPA)'를 인수한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조용히 미소 짓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네파는 실적 감소세로 '골칫거리'였지만, 롱패딩 열풍 덕에 MBK의 투자금 회수에도 '청신호'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MBK가 네파를 인수한 것은 지난 2013년이다.

당시만 해도 네파는 매출 4천704억원, 영업이익 1천182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이 25.1%에 달하는 우량 기업이었다.

당기순이익도 1천52억원에 달했다.

MBK는 2013년 1월 9천970억원을 투자해 네파 지분 94.2%(우선주 포함)를 인수하기 위해 특수목적회사(SPC) 티비홀딩스를 세웠다. 인수금융으로만 약 4천800억원을 조달했다.

당시 네파의 현금창출력을 고려했을 때는 과한 액수가 아니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진단이다.

그러나 인수 직후부터 아웃도어업계에 불황이 닥치면서 네파 실적도 급격히 감소하기 시작했다.

2013년 1천억원을 넘던 순이익은 이듬해 700억원대로, 2015년에는 300억원대로 떨어졌다.

지난 2016년에는 당기순손실로 전환하면서 올 상반기까지만 해도 MBK가 네파 투자금 회수에 실패할 것이란 이야기가 공공연하게 나왔다.

MBK는 네파를 인수한 뒤 기업공개(IPO) 추진 등 투자금 회수를 위한 방안을 찾았지만 속절없이 떨어지는 실적에 접어야만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올 겨울 평창 올림픽 등으로 갑작스레 롱패딩 열풍이 불면서 상황은 반전됐다.

지난해 11월 때이른 추위와 평창 올림픽 마케팅 등으로 롱패딩을 사기 위해 백화점 앞에서 밤새 기다리는 사람이 나오는 등 전국에 롱패딩 열풍이 불었다.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아직 발표되지 않았지만 롱패딩 열풍 덕에 한 달 매출만 600억원을 기록하는 등 네파 실적이 급등했다.

이 때문에 증권업계를 중심으로 MBK의 투자금 회수에도 청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간 실적 부진으로 쏙 들어갔던 네파의 'IPO'가 예상보다 빠른 시일 내 재개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네파가 원래 MBK파트너스의 대표적인 투자 실패 사례로 꼽혔었는데, 롱패딩 열풍 덕에 단숨에 상황이 반전됐다"며 "롱패딩 열풍으로 네파가 한 달에 수백억씩 실적을 올리면서 MBK의 투자금 회수가 가능할 것이란 이야기가 나온다"고 귀띔했다. (산업증권부 김지연 기자)

j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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