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민재 기자 = 현대·기아자동차가 지난해 미국과 중국시장의 판매부진과 원화 강세, 파업 등의 영향으로 전년대비 저조한 영업실적을 거뒀을 것으로 전망됐다. 그나마 현대차는 선방했으나, 기아차는 통상임금 쇼크에 따른 영향으로 연간으로 영업이익이 70% 급감했을 것으로 추정됐다.

23일 연합인포맥스가 최근 한 달간 증권사에서 발표한 실적 컨센서스를 집계한 결과, 현대차는 지난해 4분기에 매출 23조5천184억원과 영업이익 1조522억원을 거뒀을 것으로 추정됐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로 4.16% 줄고 영업이익은 3.04% 증가한 수준이다.

또 기아차의 지난해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2조3천479억원과 3천546억원으로 추정됐다. 전년 동기대비 4.39%, 33.37% 감소한 규모다.

지난해 연간으로 현대차는 각각 95조3천438억원과 4조8천550억원의 매출과 영업이익을 거뒀을 것으로 전망됐다. 매출은 2016년에 비해 1.8% 증가한 수준이고, 영업이익은 6.5% 감소한 수준이다.

그러나 기아차의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52조8천428억원과 7천255억원으로 예상됐다. 매출은 전년 대비 0.3% 정도 늘어나지만, 영업이익은 70.53% 급감한 수치다.

아울러 현대·기아차의 작년 영업이익 추정치를 합산하면 5조5천660억원으로 지난 2016년 벌어들인 7조6천550억원보다 27% 정도 악화한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지난해 4분기 부진한 실적을 보인 데는 원화 강세와 해외판매 부진, 파업 등이 원인으로 작용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4분기 국내 공장 파업에 따른 가동률 하락으로 글로벌 출고량이 감소했다. 여기에 원화 강세와 미국시장 인센티브 상승세 지속 등 대외적 악재도 겹쳤다. 임금협상은 난항을 겪다 창사 이래 처음으로 해를 넘겨 이달 중순 마무리됐다. 다만 부침 속에서도 지난 2016년 실적 악화에 따른 기저효과와 내수시장 판매 호조 등으로 기아차 대비 선방했다는 평가다.

기아차는 지난해 4분기 원화 평가절상에 따른 원가율 상승과 미국 등 주요 시장의 재고 부담 및 인센티브 증가, 미국과 신흥시장의 판매 회복 지연 등 이유로 실적이 나빠졌다. 이에 더해 내수시장 판매부진과 국내 파업으로 인한 공장 가동률 하락 등 국내시장 환경도 우호적이지 못했다.

특히 2017년 연간으로 기아차는 실적 회복이 현대차 대비 크게 지연됐다.

기아차가 작년 하반기 통상임금 소송에서 패소함에 따라 인건비 부담이 늘어난 점 등이 영향을 미쳤다. 기아차의 미·중 판매 비중과 환율과 수출에 따른 실적 민감도가 현대차보다 상대적으로 크다는 점도 수익성을 악화했다는 분석이다.

대다수 전문가는 현대차와 기아차가 올해 상반기 신차효과 등을 발판 삼아 실적 회복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차는 올해 상반기 코나와 제네시스 G70, 신형 벨로스터의 미국시장 투입을 앞두고 있다. 기아차도 올해 초 K3·K9·쏘울의 완전변경 모델과 K5·스포티지·카니발의 부분변경 모델 등 신차 출시가 예정돼 있다. 기아차는 니로 EV와 K3 PHEV 등 친환경차 투입도 확대할 계획이다.

김경덕 부국증권 연구원은 "현대차는 경기회복세가 지속되고 있는 신흥시장 중심의 판매 증가와 중국시장 기저효과, 미국시장 신차 라인업 확대, 글로벌 주요시장 SUV 출시 등을 통해 하반기로 갈수록 실적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지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아차는 연초 K3 풀 체인지와 K5, 쏘렌토, 카니발 등 주요 볼륨모델의 페이스리프트 모델로 하반기로 갈수록 신차 모멘텀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전망했다.

m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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