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김용갑 기자 = CJ오쇼핑이 중남미 미디어그룹 텔레비사(Televisa)와 5대 5 비율로 설립한 멕시코법인의 나머지 지분 50%를 사들인다. 이에 따라 멕시코법인은 CJ오쇼핑의 100% 자회사가 된다.

이는 성장하는 멕시코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멕시코시장이 중남미와 북미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인 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에서는 해외사업을 확대하는 데 힘을 쏟는 CJ오쇼핑이 멕시코법인의 나머지 지분을 매입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는 반응이다.

◇ CJ오쇼핑, 멕시코법인 나머지 지분매입…100% 자회사 만든다

2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CJ오쇼핑은 이달 중 텔레비사가 보유한 '텔레비사 CJ그랜드(Televisa CJ Grand)' 지분 50%를 매입하는 계약을 체결한다. 매입금액은 8천500만 페소(약 49억원) 수준이다.

계약이 마무리되면 CJ오쇼핑은 텔레비사 CJ그랜드 지분 100%를 보유하게 된다.

텔레비사 CJ그랜드는 지난 2015년 CJ오쇼핑이 중남미 최대 미디어그룹 텔레비사와 함께 설립한 멕시코법인이다. 지분율은 50대 50이다. CJ오쇼핑은 홈쇼핑 방송을, 텔레비사는 현지 마케팅과 홍보 등을 맡았다.

CJ오쇼핑과 텔레비사가 운영하는 채널 이름은 'CJ그랜드 쇼핑(CJ Grand Shopping)'으로, 멕시코 최초의 TV홈쇼핑 전용 채널이다.

이 채널은 케이블 TV와 위성방송을 통해 멕시코 전체 1천600만 유료방송 시청 가구 중 약 70%인 1천100만 가구를 대상으로 24시간 방송된다.

◇ "성장하는 멕시코시장 공략하기 위한 조치"

CJ오쇼핑이 멕시코법인의 나머지 지분을 사들이는 것은 멕시코 홈쇼핑시장 전망이 밝기 때문이다.

사실 텔레비사 CJ그랜드는 이익을 내는 법인이 아니다.

실제로 지난 2015년 순손실 58억3천391만원, 2016년 순손실 73억377만원, 작년 3분기 말 순손실 59억3만원 등을 기록했다.

하지만 CJ오쇼핑 측은 "멕시코시장에 진출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적자가 나고 있는 것"이라며 "멕시코 홈쇼핑시장은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도 멕시코 홈쇼핑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멕시코 경제의 완만한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는 데다 중산층도 증가하고 있는 덕분이다.

시장 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멕시코 중산층 비율은 2010년 21%에서 2015년 25%로 증가했다. 보스턴 컨설팅 그룹도 소비자 관련 보고서에서 멕시코 중산층 비율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CJ오쇼핑 관계자는 "멕시코는 중산층이 많고 소득 대비 구매력이 높은 시장"이라며 "특히 멕시코 젊은이들이 한류와 케이팝(K-POP)에 관심이 많아 '한류 특수'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멕시코에 신용카드가 없는 사람이 많은 점도 홈쇼핑시장 성장에 도움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2014년 멕시코 인터넷협회(AMIPCI)에 따르면 멕시코 신용카드 미소지자는 약 5천만명에 달한다. 코트라 멕시코시티무역관 관계자는 홈쇼핑에서는 신용카드가 없어도 구매가 가능하다며, 향후 홈쇼핑 판매가 증가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 "멕시코는 북미와 중남미 시장 진출 교두보"

멕시코시장이 북미와 중남미 홈쇼핑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교두보라서 CJ오쇼핑이 공을 들이고 있다는 해석도 제기된다.

국내 TV홈쇼핑 시장의 성장세 둔화와 경쟁 심화를 극복하기 위해 해외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CJ오쇼핑 입장에서 멕시코 같은 전략적 요충지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실제 CJ오쇼핑은 멕시코시장에서 성장동력을 확보한 뒤 중남미와 북미 홈쇼핑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CJ오쇼핑은 2020년까지 '글로벌 넘버원 홈쇼핑 사업자'로 성장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유승진 국제무역연구원 전량시장연구실 연구원은 "멕시코는 태평양과 대서양을 모두 접하고 있는 지리적 이점, 저렴한 인건비, 탄탄한 제조업 기반 등을 갖추고 있다"며 "멕시코는 미국은 물론 중남미 진출을 위한 교두보로 적합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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