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신은실 특파원 = 미국 국채 가격은 미국의 소비자신뢰 지표가 호조를 보이고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양적 완화(QE) 축소 가능성을 시사한 데 따라 하락했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27일 오전 11시50분(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2.19%에서 거래됐다. 전장 종가는 2.135%였다.

채권가는 수익률과 반대로 움직인다.

드라기 총재는 포르투갈 신트라 연설에서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경제 성장세가 추세를 상회한다고 진단하며 QE 축소 가능성을 시사했다.

다우존스에 따르면 드라기 총재는 "ECB의 완화 정책이 좋은 효과를 가져왔다"면서 "경제성장 추세가 빨라지면서 줄여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경제가 개선되었다는 충분한 근거가 있을 경우에 점진적으로 축소할 것"이라는 전제를 덧붙였다.

그는 상당한 규모의 통화 부양책이 여전히 필요하다며 현행 정책을 고수할 것이라고도 언급했지만, 전문가들은 드라기의 전반적인 발언이 기존의 강한 `비둘기' 입장에서 다소 완화된 것으로 평가했다.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드라기 총재가 QE 축소를 예상보다 빨리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소비자 신뢰지표가 긍정적으로 발표된 것도 채권 수익률 상승에 일조했다.

6월 미국 소비자 신뢰도는 시장 예상을 웃돈 상승세를 나타내, 경제에 대한 자신감이 소폭 개선됐음을 시사했다.

콘퍼런스보드는 6월 소비자신뢰지수가 1985년 100을 기준으로 했을 때 118.9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 5월에는 117.6을 기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116.0으로 전망했다.

6월 리치먼드 지역 제조업 활동도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은 6월 제조업지수가 전월의 1에서 7로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지수는 제로(0)를 기준으로 확장과 위축을 가늠한다.

6월 출하지수는 전월의 마이너스(-) 2에서 11로 상승했다.

리치먼드 연은 담당 지역은 메릴랜드, 노스캐롤라이나, 사우스캐롤라이나, 버지니아, 워싱턴DC를 포함한다.

다만, 지난 4월 미국의 주택가격 상승세는 몇 달만에 둔화했다.

S&P 코어로직 케이스-실러에 따르면 4월 전미주택가격지수는 계절 조정 전 기준 전월 대비 0.9%, 전년 대비 5.5% 각각 상승했다. 전년 대비 상승률은 지난 3월의 5.6%에서 소폭 둔화했다.

4월 20개 대도시 주택가격은 전월비 0.9% 상승했고, 전년비 5.7% 높아졌다. 3월에는 1년 전보다 5.9% 상승했다.

WSJ이 집계한 20개 대도시 주택가격에 대한 전문가 예상치는 전년비 6% 상승이었다.

4월 10대 도시 주택가격은 전월비 0.8%, 전년비 4.9% 각각 높아졌다. 3월 전년비 상승률은 5.2%였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임금 상승과 주택 수요 증가 및 공급 제한 등으로 주택가격이 상승세를 보였다며, 최근 가격 상승세가 둔화했지만, 여전히 개인 소득보다 빠른 속도로 상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채권 시장 참가자들은 이날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연설과 340억달러 규모의 5년물 입찰도 주목하고 있다.

옐런 의장은 이날 미 동부시간으로 오후 1시 런던에서 연설할 예정이다.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이날 런던에서 연설한다.

시장 참가자들은 옐런 의장이 올해 한 차례 추가 기준금리 인상 전망에 대해 어떤 발언을 내놓을지를 지켜보고 있다.

이날 앞서 연설에 나선 존 윌리엄스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는 미국의 경제성장과 고용시장 호조를 지목하며, 많은 재정 부양이 필요하지 않다고 진단했다.

레이몬드 제임스의 케빈 기디스는 디플레이션과 경제 성장 둔화, 지정학적 우려 등으로 투자자들이 현재 수익률 수준에서 채권시장에 자금을 더 투자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es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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