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장순환 기자 = 보험사 숙원사업 중 하나인 대체부품사용 특약 상품 출시가 가능해지는 등 다양한 정책 호재에도 올해 자동차보험 전망은 밝지 않다.

지난해 자동차보험료 인하 여파가 올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반면 대체부품 특약은 아직 국내 차 부품에는 적용되지 않은 등 반쪽짜리 보험이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2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다음 달 1일 발생한 자기차량손해 사고부터 소비자가 품질인증 대체부품 사용 특약을 이용할 수 있다. 감독원은 이달 말까지 관련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현재 국내 자동차부품 시장은 해외와 달리 품질인증 대체부품이 활성화되지 않아 물적 담보 보험금에서 가장 큰 비중인 부품비가 지속해서 상승하고 있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2016년 물적 사고 1건당 부품비 증가율이 4.4%로 전체 지급 보험금 증가율 3.1%를 웃돌았다.

이에 보험사들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대체부품 사용으로 비용 감소 효과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대형 손해보험사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주도적으로 대체부품 사용 관련 상품을 만드는 것은 자동차보험료 감소에 긍정적일 것"이라며 "관련 정책 정착까지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보험사들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특약 시행 초기에는 국산차에 적용되기 어려울 수 있어 단기간에 큰 효과는 없을 전망이다.

현재 국산차 부품은 디자인 보호법에 따라 일반 중소기업의 생산판매가 어렵다. 따라서 해당 특약이 판매되더라도 국산차는 특약을 적용받을 수 없다. 국내 자동차보험 가입자의 약 70%를 국산차 소유주들이 차지한다.

금감원 관계자 역시 "약관상 제한은 없지만, 현재 국산차는 품질인증 대체부품 생산이 이뤄지지 않아 바로 적용되지 않는다"며 "앞으로 국산차 품질인증 대체부품 생산이 본격화되면 국산차 운전자도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보험업계에서는 중소기업 등의 대체부품 개발 및 판매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관련법령 개정을 추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특히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계속 높아지고 있어 자동차보험 업계의 위기감은 크다.

손해보험사 8개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작년 12월 말 기준으로 평균 82.6%다. 전년보다 모든 보험사의 손해율이 떨어졌지만, 지난해 대부분의 보험사가 보험료를 인하한 만큼 올해 손해율 상승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실제 업계 1위 삼성화재의 11월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보험료 인하와 대인 고액사고 발생에 따라 전년 같은 달 대비 5.9%포인트 상승했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손해율 측면에서 지난해와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보험료 인하 효과가 본격화되는 만큼 지난해보다 실적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자동차보험 시장에 대해 지속해서 모니터링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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