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진정호 기자 = 그리스 정부가 마련한 개혁안을 국제 채권단이 승인함에 따라 그리스가 지난 8년 동안 애증의 관계였던 구제금융 체제를 오는 8월 졸업하는 데 한 걸음 더 가까워졌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이 2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재무장관들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 모여 그리스 정부가 제출한 개혁안을 지지한다고 발표했다.

지난 15일 그리스 의회는 재정, 노동, 에너지 개혁 등과 관련한 규제 개혁안을 의결했다. 앞서 국제 채권단은 그리스가 다음 트랜치의 구제금융을 지원받으려면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개혁안을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이번 개혁안이 승인됨에 따라 그리스는 오는 2월 초 67억유로(약 8조8천억원) 규모의 구제금융을 지원받게 됐다.

WSJ은 "그리스와 국제 채권단 양측 모두 그리스 정상화에 매진해온 끝에 지난 8년 동안 그리스와 함께 한 구제금융 프로그램도 오는 8월 종료할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커졌다"고 전했다.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 모임)은 "우리는 이제 구제금융 프로그램의 마지막 단계로 접어들었다"며 "오는 8월 종료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다음 문제는 그리스가 어떤 형태로 독립할지 결정하는 것이다. 그리스 정부는 추후 구제금융의 도움 없이 깔끔하게 프로그램을 졸업하고 싶어한다. 하지만 국제 채권단은 구제금융을 졸업한 뒤 그리스 정부가 재정, 노동시장, 공공행정 개혁에 소극적으로 변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어 안전장치를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WSJ은 "국제 채권단은 그리스 구제금융 프로그램이 끝나더라도 앞으로 몇 년간 그리스의 예산 문제를 빡빡하게 통제하고 개혁을 유도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 같은 조건은 국제 채권단이 그리스의 부채탕감 규모와 결부될 것"이라고 전했다.

유로그룹은 이번 주부터 이와 관련된 대화를 시작했다. 구제금융 졸업 후 그리스의 미래에 대한 논의는 오는 4월 국제통화기금(IMF)의 춘계 회의 때 시작돼 6월 이후 결론이 나올 것으로 외신은 점치고 있다.

jh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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