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에 비해 물가 여전히 약해…물가 하방 위험이 더 커"

초장기채 매입 축소 여파 진화…달러-엔 상승 반전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성진 기자 =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일본은행(BOJ) 총재는 2% 물가안정 목표까지는 아직 거리가 있다면서 "출구전략을 검토해야 할 국면에 이르지 못했다"고 밝혔다.

구로다 총재는 23일 정례 금융정책 결정회의에서 현행 통화정책을 유지하기로 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경제의 강건함에 비해 물가는 여전히 약하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물가에 대한 하방 위험이 (상방 위험보다) 더 크다"면서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강력한 통화완화 정책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로다 총재의 이 같은 입장은 최근 시장에서 BOJ도 머지않아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와 유럽중앙은행(ECB)에 이어 통화정책 긴축으로 돌아설 것이라는 우려가 커진 가운데 나왔다.

앞서 BOJ는 지난 9일 공개시장운영에서 초장기 국채 매입 규모를 축소함으로써 긴축 전환을 준비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은 바 있다.

구로다 총재는 이와 관련, 일상적으로 실시하는 공개시장운영은 "미래의 정책 스탠스를 반영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또 "기대 인플레이션이 올랐다고 바로 금리 목표를 올릴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중앙은행이 주가를 지지하고 있다는 이유로 비판을 받는 상장지수펀드(ETF) 매입 정책에 대해서는 "당장 종료를 검토할 필요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구로다 총재는 너무 높다는 지적이 안팎에서 제기되는 2% 물가안정 목표도 고수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엔화 강세에 대해서는 "특별히 보지 않는다"면서 유로화 강세로 인해 달러가 하락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오는 4월 초 임기가 만료되는 그는 "중앙은행 총재는 글로벌 시각이 필요하다"고 말했으나 자신의 연임 가능성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시장에서는 2013년 취임 후 디플레이션 탈피를 목표로 강력한 통화완화 정책을 주도해온 구로다 총재가 연임될 것이라는 기대가 지배적인 상황이다.

구로다 총재의 비둘기파적인 발언 속에 달러-엔 환율은 상승 반전했다.

달러-엔은 오후 4시 24분 현재 뉴욕 전장대비 0.10엔 오른 111.06엔에 거래됐다.

sjkim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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