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이종혁 특파원 = 미국 국채 가격은 일본 중앙은행이 통화완화 정책을 유지한 영향으로 올랐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23일 오후 3시(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4.1bp 내린 2.622%에서 거래됐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3.1bp 하락한 2.042%에서 움직였다. 지난해 12월 13일 이후 가장 큰 하루 낙폭이며 14일 연속 수익률 상승세가 멈춰 섰다.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2.5bp 낮은 2.902%에서 거래됐다.

10년과 2년 만기물간 수익률 차이는 전장 58.1bp에서 58.0bp로 좁혀졌다.

채권 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국채가는 최근 내림세 지속에 따른 매수세 등장으로 상승 출발했다.

전일 국채가는 연방정부 폐쇄(셧다운) 종료가 임박하면서 내렸다.

전일 오후에 상원이 초단기 임시 예산안을 통과하면서 셧다운 사태가 사흘 만에 종료되는 물꼬가 트였다. 장 마감 후 하원이 예산안을 통과한 데 이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까지 서명하면서 사태는 일단 다음 달 8일까지 봉합됐다.

앞으로 2주간 공화, 민주 양당은 쟁점이 됐던 다카(DACA·불법체류 청년 추방유예) 개정 등을 논의하게 된다.

금리 전략가들은 이날 아시아장에서 일본은행(BOJ)이 기존 통화정책을 유지하면서 세계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정상화가 줄줄이 나타날 것이라는 시장 기대를 누그러뜨린 여파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BOJ는 금융정책 결정 회의에서 장단기 정책금리와 자산 매입 규모를 유지했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정책 변경 가능성을 일축하는 듯한 발언을 쏟아냈다.

구로다 총재는 경제보다 물가 상승세가 아직 약하며, 물가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완화적인 금융 환경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FTN 파이낸셜의 짐 보겔 전략가는 "BOJ의 완화정책에 대한 방어는 전 세계에 완만한 채권 강세장을 만들었다"며 "모든 중앙은행이 정책 정상화로 가야 한다는 경고가 나옴에도 BOJ는 아직 변화 시기가 아니라고 지적했다"고 말했다.

선라이프 자산운용사의 거프 칸 머니 매니저는 "세계 경제 성장이 지속하고, 중앙은행들이 완화정책을 거두는 압력을 받을수록 우리가 세계 중앙은행의 자산 축소를 궁극적으로 보게 되는 것은 매우 특별한 상황이다"라고 평가했다.

이날 발표된 1월 리치먼드 지역의 제조업 활동이 출하와 고용 감소로 하락했다.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은 1월 제조업지수가 전월의 20에서 14로 내렸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예상치는 17이었다.

다만 리치먼드 연은은 제조업체들이 앞으로 6개월 동안 물가가 빠르게 오를 것으로 보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채가는 오후 들어 2년물 국채 입찰에서 수요가 탄탄한 것으로 확인돼 뉴욕증시 상승으로 낮췄던 오름폭을 다시 확대했다.

미 재무부는 이날 260억 달러어치의 2년 만기 국채를 연 2.066%에서 발행했다. 포괄적인 수요를 보여주는 응찰률은 3.22배로 2015년 9월 이후 가장 높았다. 해외 중앙은행들의 수요를 보여주는 간접 낙찰률은 58.3%로 직전 입찰의 40%를 웃돌았다.

전략가들은 오는 25일 예정된 유럽중앙은행(ECB) 정책 회의를 주목하고 있다.

이날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소비자 신뢰지수 속보치가 전월 0.5에서 1.3으로 올랐다. 이는 2000년 8월 이후 최고다.

WSJ이 집계한 시장 예상치는 0.6이었다.

유로존 성장률에 대한 낙관론은 확산하고 있다.

경제학자들은 이날 소비자 신뢰지수의 급등은 정치 불확실성에도 유럽 소비자들이 흔들리지 않는다는 점을 시사한다며 소비자들은 지난해 네덜란드, 프랑스, 독일, 오스트리아에서 치른 선거 결과를 개의치 않았다고 설명했다.

다음 선거는 오는 3월 이탈리아에서 열린다. 현재 여론 조사는 어느 당도 의회를 장악하지 못하는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이날 10년 만기 독일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0.4bp 내린 0.498%에서 거래됐다. 장중 0.477%까지 내렸다.

MUFG 증권의 존 허먼 전략가는 "일반적으로 다음 몇 달간 국채수익률은 오를 것으로 본다"며 "연준이 성장률과 물가 전망치를 높인다면 장기 국채 수익률을 뛰어오르게 할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liberte@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