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분 매입한 `행동주의' 투자자 로브 압박에 사실상 굴복

로브, 네슬레 보유 로레알 지분 처분도 요구



(서울=연합인포맥스) 선재규 기자= 스위스 거대 식품기업 네슬레가 최근 소수 지분 확보를 통해 경영 간섭을 본격화한 美 행동주의 투자자 대니얼 로브의 압박에 사실상 굴복해, 200억 스위스프랑(약 210억 달러)의 자사주 매입(바이백) 계획을 밝혔다.

네슬레의 마크 슈나이더 최고경영자(CEO)는 28일 새벽(한국시각) 낸 성명에서 내달 4일(이하 현지시각)을 시작으로 오는 2020년까지 이 규모의 바이백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백이 완료되면 네슬레의 Ebita(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 대비 순부채율이 약 1.5가 될 것으로 관측됐다. 슈나이더는 지난 2월 CEO 취임 후 첫 회견 때만 해도 바이백보다는 재투자와 배당에 우선으로 초점이 맞춰질 것을 강조했다.

네슬레는 2014년 이후 바이백을 실행하지 않았다.

슈나이더의 바이백 프로그램 발표는 로브가 운용하는 헤지펀드 서드 포인트가 네슬레 지분 1%를 35억 달러에 인수한 후 바이백 등을 요구한 지 며칠 만에 나왔다.

로브는 바이백 외에 네슬레가 보유하고 있는 로레알 지분 23%(250억 달러 상당)도 매각하라고 압박했다.

행동주의 투자자로 '악명' 높은 로브는 "네슬레의 로레알 지분 보유가 전략적이지 못하다"고 공격하는 등 네슬레의 "고루한 경영 문화" 개선을 촉구했다.

시장 관계자들은 크래프트 하인츠가 지난 4월 유니레버 인수에 실패한 후 유니레버가 5억 유로의 자사주를 매입했음을 상기시키면서, 네슬레도 유사한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jks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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