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한용 기자 = 기획재정부가 원화 강세 압력을 줄이기 위해 공기업의 해외채권 발행을 조절하고 나서 이 사안이 최근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가 제기된 한국광물자원공사의 채권 발행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시장 참가자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광물자원공사는 올해 4월 첫째 주에 5억 달러 규모로 해외채권을 발행할 계획이다.

작년 말 국회 본회의에선 광물자원공사의 납입자본금을 약 2조 원에서 3조 원으로 늘려 정부가 추가 출자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 부결됐다.

이번 채권 발행은 납입자본금의 두 배인 채권 발행 한도가 거의 채워진 상황에서 법안이 부결돼 디폴트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진행되는 것이다.

최근 기재부는 달러-원 환율이 하락한 데 주목해 공기업들이 해외채권을 발행하는 것을 자제하도록 했다.

공공기관의 전체적인 해외 자금 차입 업무를 담당하는 기재부가 시장의 달러 공급 요인을 고려해 공기업의 해외채권 발행 계획을 점검하고 나선 것이다.

일각에선 기재부의 이런 움직임으로 인해 광물자원공사가 해외채권 발행과 관련해 더욱 어려운 상황에 부닥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이런 관측은 기우에 불과하다는 게 공사 측의 입장이다.

4월 첫째 주에 있을 해외채권 발행은 올해 5월 2일에 만기가 도래하는 5억 달러 규모 외화채권의 차환을 위한 것이다.

채권을 발행해 조달한 달러 자금은 원화로 환전되지 않고 예치돼 있다가 기존 차입금을 상환하는 데 사용된다.

광물자원공사 관계자는 "기재부가 달러-원 환율이 많이 떨어진 점을 고려해 불필요한 해외채권 발행을 통제하는 것으로 안다"며 "우리가 발행하는 채권은 차환용이기 때문에 환율에 영향이 없다"고 말했다.

다만 정부가 광물자원공사의 해외채권 발행을 지원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광물자원공사 디폴트 가능성에 대해 모니터링은 하고 있으나 공식적인 협조 요청 등은 접수되지 않았다"며 "공사가 자구안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그 내용부터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광물자원공사는 3월 중순에 채권 발행을 위한 로드쇼에 나설 예정이다.

공사는 이때 정부가 동행하거나 정부지원공문(레터)을 보내 투자자들을 안심시킬 수 있도록 도움을 요청할 방침이다.

또 채권 발행액이 목표에 미치지 못할 경우 프로젝트 지분을 담보로 자금을 마련하는 등의 방안이 담긴 컨틴전시 플랜을 짜는 등 별도의 안전장치도 마련할 계획이다.

h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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