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올해 증시에 대한 기대치가 점점 낮아지고 있다. 작년에 큰 폭으로 올랐던 코스피 지수가 올해는 연초부터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어서다. 특히 1월 효과를 기대하며 올해도 작년에 이어 대세 상승장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했던 증권가는 다소 실망한 기색이다.

코스피 지수는 작년 11월 2,561을 찍으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지루한 조정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코스피 지수는 연말 연초 2,420선을 찍은 후 반등을 모색하고 있으나 전고점인 2,500선 중반에선 추가 상승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그나마 코스닥 시장이 900선을 찍는 등 붐을 일으키며 선전하고 있지만, 이 기세를 얼마나 오래 유지할지는 미지수다. 코스닥 활성화 정책 효과에 대한 기대로 오른 코스닥지수는 최근 셀트리온 3형제 등 바이오 주식이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상승세에 제동이 걸린 모습이다.

코스피 부진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대장주인 삼성전자의 흐름이 좋지 않은 게 가장 클 것이다. D램 업황이 정점을 찍고 하강세를 탈 것이란 우려와 함께 원화 강세까지 겹쳐 삼성전자 실적에 대한 걱정을 키우고 있다. 실제로 작년 4분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예상에 미치지 못했는데, 이는 원화 강세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우리 정부가 외국인 투자자에 대한 과세 요건을 강화할 것이라는 방침이 전해지면서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에 대한 염려도 커지고 있다. 증시 수급의 한 축인 외국인들의 매수 기반이 약화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모건스탠리캐피털지수(MSCI)가 정부의 과세 강화 방침을 두고 한국 증시에 잠재적으로 부정적 요인이 될 것이라고 경고하는 등 우리 증시가 만만치 않은 타격을 받고 있다. 새해 들어 나온 증시 주변의 재료들을 보면 호재는 없고, 온통 악재만 도사리고 있는 형국이다.

코스피 부진의 공백을 메우고 있는 코스닥은 사실상 모래성을 쌓는 것과 같아서 완전한 신뢰를 주기 어렵다. 코스닥 랠리의 많은 부분을 이끄는 바이오주들은 미래성은 있지만,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는 지적을 많이 받는다.

코스닥 상승의 1등 공신인 셀트리온 3형제는 최근 노무라와 도이체방크 등 외국계 증권사의 냉혹한 지적을 받은 이후 급락세를 보이고 있고, 그 여파로 코스닥 시장은 들쭉날쭉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최근 바이오주의 급등락을 보면 상승장 끝물에서 나타나는 투기적 장세가 연상될 정도다.

최근 은행 프라이빗뱅커(PB)들의 말을 들어보면, 고액자산가들은 주식과 부동산에서 하나둘씩 손을 떼고 있다고 한다. 이들이 찾는 자산은 안전자산인 달러라고 한다. 급속히 진행되던 원화 강세도 어느 정도 마무리 국면에 도달한 만큼 환율의 방향성 변화를 염두에 둔 전략이라는 것이다. 이들은 6월 지방선거가 끝나고 하반기에 들어서면 환율정책이 변화할 것으로 보고 미리 자산 포트폴리오에 변화를 주고 있다는 후문이다. (산업증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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