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서울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만기별 투자 전략이 차별화되면서 수익률 곡선이 10년물을 중심으로 산처럼 꺾였다.

국고채 10년 이하 구간에서는 커브 스팁, 10년 초과 구간에서는 플랫 베팅이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 채권금리가 급등한 영향을 받아 중장기물 금리가 상대적인 약세를 보이면서 시장이 버터플라이(Butterfly) 전략에 주목했기 때문이다.

24일 연합인포맥스 최종호가 수익률 종합(화면번호 4511)에 따르면 전일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0.2bp 상승한 반면, 국고채 3년물 금리는 1.1bp 하락, 국고채 30년물 금리도 3.3bp 하락하며 상반된 움직임을 나타냈다.

국고채 3-10년 금리 스프레드는 46.2bp로 올해 초 37bp 수준에서 크게 확대됐다. 반면, 국고채 10-30년 금리 스프레드 역전폭은 같은 기간 3.4bp에서 11.8bp로 심화되며 플랫 기조를 강화했다.





국내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당분간 없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단기물은 금리는 하락했지만, 10년물은 미 국채금리 급등으로 더 내리기 어렵다는 판단에 10년 이하 수익률곡선이 가팔라졌다.

반면, 국고채 50년물 발행을 전향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부총리 발언에도 초장기 국채의 강세 흐름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당장 50년물 발행이 현실화되기 어려울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인 가운데 발행이 된다고 하더라도 실수요가 충분해 소화하는 데 문제가 없을 것이란 판단이 깔렸기 때문이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해외금리 때문에 10년물 금리가 더 내리기 어렵다는 생각으로 3-10년 스팁과 10-30년 플랫에 베팅한 투자자들이 많았다"며 "미국은 2-10년 스프레드가 계속 낮은 수준인데 올해 3회 금리 인상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지만, 한국은 인상 횟수와 시기에 여유가 생기면서 차별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장단기 시장이 완전히 분할된 모습이다"며 "금리 자체보다는 구간별 커브 변화에 베팅하는 투자자들이 많다"고 전했다.

시장참가자들은 50년물 발행과 관련해 구체적인 언급이 나오기 전까지는 당분간 10년물을 중심으로 꺾인 수익률 곡선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발행 전례를 고려하면 정부로서는 1분기 중 50년물을 발행하는 데 따른 부담이 커 보인다"며 "(그러나 발행하더라도) 최근 다소 비둘기파적으로 해석된 금통위 이후 FX 스와프 포인트 역전폭이 확대되면서 실수요가 많아 충분히 시장에서 소화 가능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당장 50년물 관련 부담을 가격에 반영하는 것은 기우"라며 "국고 10-30년 금리 스프레드 역전 압력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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