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3연임에 성공하면서 하나금융투자의 하나UBS자산운용 인수가 멀어지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당국은 하나금융이 은행법 위반 혐의에 따라 검찰 수사 중이라는 이유로 하나금융투자의 하나UBS자산운용 인수 승인 심사를 중단했다는 입장이지만,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하나금융의 지배구조 문제로 승인을 내지 않고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24일 하나금융에 따르면 하나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 22일 김 회장을 차기 회장 후보로 단독 추천했다. 사실상 3연임이 확정된 셈이다.

김 회장이 연임에 성공하면서 하나금융투자의 하나UBS자산운용 인수는 불투명해지게 됐다.

하나금융 자회사 하나금융투자는 지난 9월 스위스 글로벌 금융그룹인 UBS로부터 하나UBS자산운용의 지분 51%를 인수했다. 지분 인수가 완료되면 하나UBS자산운용은 하나금융투자의 완전 자회사로 편입된다.

하나금융은 하나UBS자산운용의 대주주 변경과 실제 지분 정리를 지난해 연말까지 마치고 올해 초부터 새롭게 영업을 전개할 계획이었다.

이를 위해 지난해 하나자산운용의 사명을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으로 바꿨다. 하나자산운용이라는 사명은 하나UBS자산운용에 줄 방침이었다.

그러나 하나금융투자의 하나UBS자산운용 인수 작업도 금융당국의 인수 승인 심사 중단에 따라 제동이 걸렸다. 금융당국은 하나금융이 은행법 위반 혐의에 따라 검찰 수사 중이라는 이유로 인수 승인 심사를 중단했다.

참여연대와 금융정의연대는 최순실 씨 자금관리를 도운 이상화 전 KEB하나은행 본부장에게 승진 특혜를 줬다며 김정태 회장과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을 지난 6월 은행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금융당국이 하나금융에 대한 검찰 수사를 이유로 인수 승인 심사를 중단했다고 밝혔지만,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하나금융의 지배구조 문제로 승인이 중단됐다고 보고 있다. 김 회장의 3연임 과정을 문제 삼고 있다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현재 하나은행의 아이카이스트 부실대출과 채용비리 혐의를 조사하고 있다. 결과에 따라 김 회장의 연임 가도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다음 달 예정된 최순실의 1심 선고가 하나금융과 김 회장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 회장은 최순실의 측근인 이상화 전 KEB하나은행 본부장에게 특혜 승진을 해 주고, 최순실이 이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재판에서 이러한 의혹이 사실로 받아들여질 경우 파장이 커질 수 있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하나금융투자의 하나UBS자산운용 인수 문제가 금융 외적인 문제와 연결되면서 앞날을 점칠 수 없게 됐다"며 "김 회장의 거취가 분명해져야 승인 여부도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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