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코넥스시장에서 코스닥시장으로 이전 상장을 준비 중인 엔지켐생명과학이 공모일정을 연기했다. 코넥스에서 엔지켐생명과학 주가가 급등해 공모가와 시장가격 간 차이가 크게 발생한 탓이다.

이 때문에 엔지켐생명과학은 공모가를 다시 산출했다. 하지만 엔지켐생명과학의 밸류에이션(기업가치)은 동일한데, 공모가만 높아져 투자 매력이 떨어졌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 엔지켐생명과학, 공모일정 연기…"공모가 재산정 문제"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약 개발업체 엔지켐생명과학은 지난 19일 금융위원회에 제출한 철회신고서에서 "공모 연기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엔지켐생명과학이 공모 일정을 연기한 것은 공모가 산정문제가 생긴 탓이다.

대부분 기업이 수요예측에서 부진한 결과를 받고 공모 일정을 철회하거나 연기한 것과 대비된다.

실제 엔지켐생명과학은 지난 15~16일 실시한 수요예측에서 경쟁률 748.05대 1을 기록했다. 의무보유확약 비중은 총 참여수량의 42.46%였다.

하지만 엔지켐생명과학 공모가와 시장가격 간 차이가 크게 나면서 공모 일정에 제동이 걸렸다.

엔지켐생명과학은 지난해 12월 15일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면서 공모가 희망범위를 2만7천~3만7천원으로 제시했는데, 코넥스에서 엔지켐생명과학 주가는 전날 기준 8만400원을 기록했다.

증권의 발행 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주권상장법인이 일반공모 증자방식으로 유상증자를 하는 경우 발행가액은 청약일 전 과거 3거래일부터 5거래일까지의 가중산술 평균주가를 기준주가로 삼은 뒤, 주권상장법인이 정하는 할인율(100분의 30 이내)을 적용해 산정한다.

하지만 이 규정에 따라 산출한 가격과 엔지켐생명과학 공모가 간 차이가 크게 발생했다. 최근 코스닥에서 제약·바이오 주가가 오르면서 엔지켐생명과학 주가도 급등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엔지켐생명과학은 지난 22일 증권신고서를 다시 제출하고 공모가 희망범위를 4만5천~7만원으로 제시했다.

◇ "엔지켐생명과학 공모주 투자수익률 감소할 것"

금융시장 일각에서는 엔지켐생명과학의 투자 매력이 떨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엔지켐생명과학 밸류에이션은 동일한데, 공모가만 높아진 탓이다.

실제 엔지켐생명과학 상장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은 엔지켐생명과학의 2020년 추정 순이익 277억3천400만원에 할인율 25%를 적용해 작년 말 기준 현재가치를 구했다.

이 값을 적용 주식수 789만5천975주로 나눠 주당 순이익 1천798원을 산출했다. 여기에 유사회사의 주가수익비율(PER) 25.86배를 곱해 주당 평가가액(4만6천515원)을 정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주당 평가가액에 할인율 20.46~41.95%를 적용해 공모가 희망범위를 2만7천~3만7천원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공모가와 시장가격 간 차이로 공모가를 재산정할 때는 엔지켐생명과학의 2021년 추정 순이익 333억4천600만원에 할인율 10%를 적용해 작년 말 기준 현재가치를 구했다. 또 유사회사의 PER로 27.13배를 적용했다.

엔지켐생명과학의 추정 순이익을 2020년이 아닌 2021년으로 하고, 할인율을 25%에서 10%로 낮추면서 주당 평가가액이 4만6천515원에서 7만8천273원이 됐다. 유사회사의 PER이 25.86배에서 27.13배로 높아진 점도 영향을 줬다.

박시형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엔지켐생명과학 밸류에이션이 동일한 상황에서 공모가를 다시 산정한 것"이라며 "새롭게 조정한 주당 평가가액이 기존 주당 평가가액을 상당히 초과해 공모주 투자매력이 떨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엔지켐생명과학 사업분야. 엔지켐생명과학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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