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블랙스톤 등 미국 기관 투자자들이 구글 어스 등 위성사진을 보고 부실하게 가격을 매긴 부동산을 담보로 채권을 유통 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2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규제의 빈틈을 이용해 기관투자자들이 부동산 가격을 높게 책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채권을 판매한 정황이 알려져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조사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미 당국은 서브프라임 위기 이후 중개인가격자문(Broker price opinions·BPO)을 금지했지만 한 번에 수만개의 주택을 사는 기관투자자에는 금지 조치를 적용하지 않았다.

BPO는 부동산을 담보로 삼을 때 부동산 중개업자가 평가한 가격을 전통적인 감정 절차를 거친 가격 대신 편의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미국과 동떨어진 인도에 BPO를 아웃소싱하기도 하는데, 인도 업체들은 구글 어스의 위성사진과 부동산 업체의 데이터를 참조해 가격을 매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WSJ은 블랙스톤의 인비테이션홈즈 등 전문적인 부동산 기관투자자들이 이런 BPO를 이용해 매각한 채권 규모가 200억달러가 넘는다고 전했다.

도널드 에플리 전 사우스앨러배마대 교수는 "BPO는 거래를 빨리 끝내기 위한 금융기관의 발명품"이라며 "대출을 내주기 위해 기준을 턱없이 낮춘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매체는 최근 BPO가 광범위하게 퍼지면서 기관투자자들이 담보용 주택의 가격을 인위적으로 높였는지 여부를 SEC가 조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jhhan@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