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구글에 사상 최대 과징금 부과…뉴욕증시 기술주 하락

옐런, 금리 점진적 인상 재차 강조



(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27일(미국시간) 뉴욕 금융시장에서 미국 국채 가격은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양적 완화(QE) 축소 가능성을 시사하고 미국의 소비자신뢰 지표가 호조를 보인 데 따라 하락했다.

달러화는 드라기 총재가 QE 축소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유로화 대비 10개월래 최저치로 하락했고, 유로화는 달러화와 엔화에 대해 모두 1% 이상 급반등했다.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구글 과징금 폭탄에 기술주가 줄줄이 하락세를 보인 영향으로 내렸다. 뉴욕 유가는 미국 원유재고 감소 기대에 4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이날 드라기 총재는 포르투갈 신트라 연설에서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경제 성장세가 추세를 상회한다고 진단하며 QE 축소 가능성을 시사했다.

드라기 총재는 "ECB의 완화 정책이 좋은 효과를 가져왔다"면서 "경제성장 추세가 빨라지면서(QE를) 줄여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경제가 개선되었다는 충분한 근거가 있을 때 점진적으로 축소할 것"이라는 전제를 달았다.

그는 상당한 규모의 통화 부양책이 여전히 필요하다며 현행 정책을 고수할 것이라고도 언급했지만, 전문가들은 드라기의 전반적인 발언이 기존의 강한 `비둘기' 입장에서 다소 완화된 것으로 평가했다.

EU는 이날 구글에 불공정거래 혐의로 사상 최대 금액인 24억2천만 유로의 과징금 부과를 결정했다. EU 경쟁 당국은 구글이 온라인 검색 지배력을 이용해 경쟁사들에 피해를 줬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한편, 미국에서는 트럼프케어'(미국건강보험법·AHCA) 상원 표결 연기에 따른 정책 불확실성이 재차 부각됐다.

공화당의 미치 매코널(켄터키) 상원 원내대표는 이날 소속 상원 의원들에게 '트럼프케어'의 내용 일부를 보완한 뒤 의회예산국(CBO) 심사를 거쳐서 다음 달 4일 독립기념일 이후에 표결하겠다고 밝혔다.

공화당은 지난주 상원에서 처리할 트럼프케어 법안을 공개했으며, 금주 중 표결 처리할 예정이었다.

이날 발표된 6월 미국 소비자 신뢰도는 시장 예상을 웃돈 상승세를 나타내, 경제에 대한 자신감이 소폭 개선됐음을 시사했다.

콘퍼런스보드는 6월 소비자신뢰지수가 1985년 100을 기준으로 했을 때 118.9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 5월에는 117.6을 기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116.0으로 전망했다.

반면, 지난 4월 미국 주택가격 상승세는 몇 달 만에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S&P 코어로직 케이스-실러에 따르면 4월 전미주택가격지수는 계절 조정 전 기준 전월 대비 0.9%, 전년 대비 5.5% 각각 상승했다. 전년 대비 상승률은 지난 3월의 5.6%에서 소폭 둔화했다.4월 20개 대도시 주택가격은 전월 대비 0.9% 상승했고, 전년 대비 5.7% 높아졌다. 3월에는 1년 전보다 5.9% 상승했다.

WSJ이 집계한 20개 대도시 주택가격에 대한 전문가 예상치는 전년 대비 6% 상승이었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임금 상승과 주택 수요 증가 및 공급 제한 등으로 주택가격이 상승세를 보였다며, 최근 가격 상승세가 둔화했지만, 여전히 개인 소득보다 빠른 속도로 상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재닛 옐런 의장은 런던 연설에서 은행 시스템이 과거보다 더욱 견고해졌으며, 연준의 조치로 금융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진단했다.

옐런 의장은 당분간 낮은 금리가 이어질 것이고 금리는 점진적으로 인상될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반복해 피력했다.

그는 또 연준이 물가 상승 기대를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정부와 관련해서는 정부가 연준의 독립성을 존중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최근 물가 상승률 둔화가 일시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며, 올해 기준금리가 추가 인상될 것으로 예상했다.

하커 총재는 런던 연설에서 경제가 호조를 보이는 것을 고려하면 "완화적인 정책에서 점진적으로 벗어나는 것을 여전히 지지한다"며 "올해 추가 금리 인상이 적절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 주식시장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구글 과징금 폭탄에 기술주가 줄줄이 하락세를 보인 영향으로 내렸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98.89포인트(0.46%) 하락한 21,310.66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9.69포인트(0.81%) 내린 2,419.38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00.53포인트(1.61%) 낮은 6,146.62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하락 출발한 지수는 장중 내림세를 이어갔다.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 주가 하락에 기술주가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인 데다 '트럼프케어'(미국건강보험법·AHCA) 상원 표결 연기에 따른 정책 불확실성이 투자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업종별로는 기술업종이 1.7%가량 하락하며 가장 큰 하락 폭을 기록했다. 통신과 유틸리티가 각각 1% 넘게 내렸고, 소비와 산업, 소재, 부동산 등 금융을 제외한 전 업종이 약세를 나타냈다.

알파벳 주가는 유럽연합(EU) 과징금 부과 소식에 2.5%가량 하락했다.

이 때문에 페이스북과 마이크로소프트(MS)가 각각 2%와 1.9% 떨어졌고, 애플도 1.4% 내렸다. 넷플릭스와 아마존은 각각 4.1%와 1.7% 하락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구글에 과징금을 부과한 EU 조치가 미국의 다른 기술기업 사업 모델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이 때문에 기술주가 전반적으로 내림세를 보인 것이라고 진단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은 9월 25bp 기준금리 인상 확률을 12.8%로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13.54% 오른, 11.24를 기록했다.

◇ 채권시장

미국 국채 가격은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양적 완화(QE) 축소 가능성을 시사하고 미국의 소비자신뢰 지표가 호조를 보인 데 따라 하락했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6.3bp 오른, 2.198%에서 거래됐다. 이는 지난 14일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정책 성명이 나온 이후 최고치이며, 일간 상승률로는 약 3개월 만에 가장 컸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3.3bp 상승한, 1.369%에서 움직였다.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4.7bp 오른, 2.743%에서 거래됐다.

채권가는 수익률과 반대로 움직인다.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드라기 총재가 물가 상승률을 제한하는 요소가 일시적일 것이라고 진단한 것을 고려하면, QE 축소를 예상보다 빨리 시작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날 소비자 신뢰지표가 긍정적으로 발표된 것도 채권 수익률 상승에 일조했다.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이날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연설과 340억 달러 규모의 5년물 입찰 등도 주목했다.

옐런 의장은 런던 연설에서 당분간 낮은 금리가 이어질 것이고 금리는 점진적으로 인상될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반복해 피력했다.

그는 또 연준이 물가 상승 기대를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최근 물가 상승률 둔화가 일시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며, 올해 기준금리가 추가 인상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연준의 자산 축소와 관련해서는 "천천히 점진적으로 진행될 것"이라며 "올해 어느 시점에 시작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커 총재는 미국의 경제가 2% 성장 궤도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고용이 지속해서 증가하고 현재 4.3%인 실업률은 앞으로 몇 년 추가로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존 윌리엄스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는 미국의 경제성장과 고용시장 호조를 지목하며, 많은 재정 부양이 필요하지 않다고 진단했다.

스탠리 피셔 연준 부의장은 국제통화기금(IMF) 연설에서 과거와 비교하면 금융 시스템 취약성 정도가 보통 수준이지만, 위험자산에 대한 모니터링은 계속되어야 한다고 진단했다.

그는 다만 통화정책 관련해서는 발언하지 않았다.

레이먼드 제임스의 케빈 기디스는 디플레이션과 경제성장 둔화, 지정학적 우려 등으로 투자자들이 현재 수익률 수준에서 채권시장에 자금을 더 투자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날 미국 재무부는 옐런 의장 발언 직전 340억 달러어치의 5년 만기 국채를 연 1.828%에 발행했다.

입찰 수요 강도를 측정하는 응찰률은 2.33배를 보였다.

해외 중앙은행 등 간접 입찰자 낙찰률은 65.2%, 직접 낙찰률은 9.2%를 나타냈다. 직접 낙찰률은 작년 5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간접 낙찰률도 지난 6번의 입찰 평균인 64.6%보다는 높았다.

다만, 응찰률은 지난 2월 이후 가장 낮아, 일부 투자자가 옐런 발언을 앞둔 불확실성에 적극적으로 입찰에 나서지 않았음을 보여줬다.

BMO 캐피털 마켓츠의 애론 코리는 옐런 연설 직전에 입찰이 진행된 것이 수요 약화에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 외환시장

달러화는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양적완화(QE) 축소 가능성을 시사한 영향으로, 유로화 대비 10개월래 최저치로 하락했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현지시각) 무렵 뉴욕 외환시장에서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346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179달러보다 0.0167달러(1.49%) 올랐다.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2.28엔을 기록해, 전장 뉴욕 휴장 가격인 111.87엔보다 0.41엔(0.37%) 높아졌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27.39엔에 거래돼, 전장 가격인 125.06엔보다 2.33엔(1.86%) 상승했다.

파운드화는 달러화에 파운드당 1.28265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27182달러보다 0.01083달러(0.85%) 강해졌다.

달러화는 ECB가 공격적인 부양정책에서 어떻게 벗어날 것인지에 주목한 가운데 장 초반부터 약세를 나타냈다. 장중 미국의 소비자 신뢰지수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 내림 폭을 소폭 줄이기도 했지만, 상승세로 전환하지는 못했다.

'트럼프케어'(미국건강보험법·AHCA) 상원 표결 연기에 따른 정책 불확실성도 달러화에 부담이 됐다.

유로화는 드라기 총재가 포르투갈 신트라 연설에서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경제 성장세가 추세를 상회한다고 진단하며 QE 축소 가능성을 시사해 강세를 보였다.

다우존스에 따르면 드라기 총재는 "ECB의 완화 정책이 좋은 효과를 가져왔다"면서 "경제성장 추세가 빨라지면서 줄여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경제가 개선되었다는 충분한 근거가 있을 때 점진적으로 축소할 것"이라는 전제를 덧붙였다.

드라기 발언은 ECB가 매달 600억 유로 규모의 채권매입 프로그램 축소를 준비하는 가운데 공개돼 주목받았다. 지금까지 ECB 관계자들은 올해 12월의 채권매입 프로그램 종료 후 상황에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상당한 규모의 통화 부양책이 여전히 필요하다며 현행 정책을 고수할 것이라고도 언급했지만, 전문가들은 드라기의 전반적인 발언이 기존의 강한 `비둘기' 입장에서 다소 완화된 것으로 평가했다.

드라기 발언 후 유로존 국채수익률은 오름폭을 확대하고, 유로화도 달러화 대비 상승 폭을 확대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마켓데이터 그룹에 따르면 유로는 장중 1.13달러 위로 올라, 지난해 8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날 발표된 6월 미국 소비자 신뢰도는 시장 예상을 웃돈 상승세를 나타내, 경제에 대한 자신감이 소폭 개선됐음을 시사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이날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위원 연설도 주목했다.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최근 물가 상승률 둔화가 일시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며, 올해 기준금리가 추가 인상될 것으로 예상했다.

옐런 의장도 런던 연설에서 당분간 낮은 금리가 이어질 것이고 금리는 점진적으로 인상될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반복해 피력했다.

앞서 연설에 나선 존 윌리엄스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는 미국의 경제성장과 고용시장 호조를 지목하며, 많은 재정 부양이 필요하지 않다고 진단했다.

이날 전문가들은 ECB가 이르면 올해 9월이나 10월에 내년부터 시작될 QE 축소 계획을 발표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유니크레딧의 마르코 발리 이코노미스트는 "드라기 발언은 ECB의 경기부양책이 2018년에 축소될 가능성을 시사한 첫 번째 발걸음"이라고 평가하고, ECB의 월간 채권매입 규모가 내년 상반기와 하반기에 각각 400억 유로와 200억 유로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BNY 멜론의 네일 멜러 수석 외환 전략가는 "드라기 발언이 크게 달라진 것은 아니지만, 유로화에 영향을 주기에는 충분했다"고 진단했다.

◇ 원유시장

뉴욕 유가는 미국 원유재고 감소 기대에 4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8월물 서부 텍사스유(WTI) 가격은 배럴당 86센트(2.0%) 상승한, 44.24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유가는 미국의 생산 증가 우려에도 날씨 영향으로 미국의 주간 원유재고가 감소했을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으며 강세를 나타냈다.

씨티 퓨처스의 팀 에번스 에너지 선물 스페셜리스트는 유가가 최근 몇 주 하락세를 보인 이후 점진적인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는 미국의 주간 원유재고가 200만~300만 배럴 감소할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된 결과라는 것이 에번스의 판단이다.

이날 장 마감 후에는 미국석유협회(API)가 주간 원유재고를 공개한다. 다음날 오전에는 미 에너지정보청(EIA)이 원유 재고를 발표할 예정이다.

S&P 글로벌 플랫츠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EIA의 주간 원유재고가 325만 배럴 감소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휘발유 재고는 90만 배럴 감소했을 것으로, 정제유 재고는 50만 배럴 증가했을 것으로 전망됐다.

S&P 글로벌 플랫츠의 게오프리 크래그 원유 선물 에디터는 "미국의 생산 증가와 함께 정제 활동이 올해 최고조에 달할 가능성이 있다"며 "또 시장에서는 EIA의 재고 지표가 열대성 폭풍 신디 영향으로 왜곡될 수 있다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일부 비회원국의 감산 노력으로 유가가 40달러 선 이상을 유지해 갈 것이라는 진단도 나오고 있다.

이날 달러화가 약세를 보인 것도 유가 상승에 일조한 것으로 분석됐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96.45를 나타냈다. 전일 종가는 97.412였다.

원유는 달러화로 거래되기 때문에 통상 달러화가 하락하는 것은 원유의 상대적인 가격 매력을 높이는 요인이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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