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한국투자증권을 제외한 증권사들의 초대형 투자은행(IB) 출범이 지연되고 있다. 삼성증권과 미래에셋대우의 단기금융업 인가 심사가 중단됐고 KB증권은 인가 신청을 자진 철회한 데 이어 NH투자증권 인가 안건도 증권선물위원회에 상정되지 않고 있다.

25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전일 열린 증선위에 NH투자증권에 대한 단기금융업 인가 안건이 상정되지 않았다. NH투자증권에 대한 심사가 아직 종료되지 않은 데 따라서다.

NH투자증권은 김용환 회장이 2015년 금융감독원 필기시험 합격자 수 조작 사건으로 검찰 수사를 받아온 데 따라 발행어음 인가 안건이 상정되지 못하는 상태였다.

이후 서울남부지검이 김 회장에 대해 무혐의 결론을 내리고 수사를 마친 데 따라 인가 안건이 곧 상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됐다. NH투자증권은 김 회장에 대한 검찰 수사를 제외하면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 악영향을 줄 만한 제재 이력이 없는 데 따라 이같은 견해는 힘을 얻었다.

그러나 전일 증선위에 안건이 상정되지 않으며 NH투자증권은 일러야 다음 달 초대형 IB로 출범할 수 있게 됐다. 다음 증선위는 내달 7일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앞선 지난 3일 KB증권은 단기금융업 인가 신청을 자진 철회했다.

증선위는 지난달 13일 정례회의에서 KB증권의 단기금융업 인가에 대한 안건을 상정했으나 결론을 내지 못했다. 지난 11월 말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에서 옛 현대증권 시절 대주주 신용공여 금지에 대해 '기관경고' 조처가 내려진 것이 KB증권의 발목을 잡았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미래에셋대우와 삼성증권은 대주주 불확실성으로 단기금융업 인가 심사가 중단된 상태다. 미래에셋대우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는 점이 심사 중단 사유다.

삼성증권은 최대주주인 삼성생명의 최대주주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특수관계인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형사 소송이 진행 중인데 따라 심사가 중단됐다.

단기금융업 인가 심사가 이처럼 중단되거나 지연되면서 초대형 IB는 당분간 한국투자증권의 독주 체제가 이어질 전망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11월 유일하게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은 후 같은 달 발행어음 판매를 시작했다. 한국투자증권의 발행어음은 판매 이틀 만에 5천억원을 '완판'했다. 이후 지난해 12월 판매를 재개해 현재까지 1조원 가량을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인가가 늦어지며 한국투자증권과 후발주자들의 격차가 벌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인가가 지연되며 단기금융업 시장이 조성되지 못하고 있다"며 "후발주자들이 시간이 지난 후 인가를 받아도 사업 여건이 불리해 초대형 IB로서 제대로 기능하지 못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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