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욱 기자 = 엔씨소프트가 인수 후 5년째 적자누적으로 완전자본잠식에 빠진 자회사 엔트리브소프트에 자금을 긴급 수혈한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엔트리브소프트는 지난 2일 임시주주총회에서 자사주 38만4천13주를 무상소각하고 보통주 5주를 1주로 병합하는 무상감자를 실시하기로 의결했다.

이번 감자방안에 따라 엔트리브소프트의 주식 수는 999만3천760주에서 192만1천949주로 준다. 자본금은 49억9천688만원에서 9억6천97만4천500원으로 줄어든다.

이어 엔트리브소프트는 다음 달 4일 감자가 끝나는 대로 7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추진할 계획이다. 지분 86.97% 보유한 대주주 엔씨소프트가 사실상 자금 지원에 나선 셈이다.

엔트리브소프트는 엔씨소프트가 지난 2012년 SK텔레콤과 개인주주로부터 1천85억원에 인수한 게임업체다. 스포츠 장르에 특화된 회사로 '프로야구 매니저', '팡야' 등이 히트작으로 꼽힌다.

하지만 엔씨소프트 자회사로 편입된 이후 엔트리브소프트는 관심을 끌 만한 신작을 내놓지 못하면서 지난해까지 5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영업손실 규모는 58억원에 달한다.

올해 초 출시한 모바일 게임 '프로야구 H2'의 흥행으로 실적 개선을 노리고 있지만 매출에 비해 적자폭이 워낙 큰 편이이서 반등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만성 적자로 재무구조도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엔트리브소프트는 지난 3월 말 현재 자본총계가 마이너스(-) 92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있다.

앞서 지난 2014년 유상증자를 통해 67억원을 조달했지만, 재무건전성을 회복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당시 엔씨소프트는 할당된 50억원을 전액 청약한 것은 물론 증자에 불참한 기타주주의 실권주까지 사들였다.

업계에서는 대주주의 한 차례 자금 수혈이 통하지 않자 더욱 강력한 카드인 '감자 후 증자'를 꺼내 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엔씨소프트의 자금 지원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풀이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부실기업이 자본 확충 직전에 감자를 단행하는 것은 대주주의 증자 참여 효과를 높이기 위한 조치"라며 "감자로 자본총액이 감소하면 확충해야 할 자본 규모도 그만큼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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