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곽세연 기자 = 국내 증시의 '큰 손' 국민연금이 상장사 주요주주로 잇따라 올라서고 있다. 중기 자산배분에서 국내 주식 투자 비중을 늘리기로 한 국민연금이투자를 확대한 결과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이 이번달 들어 10% 지분 보유 신고를 한 회사만 11곳에 달한다.

국민연금은 메리츠종금증권, AJ렌터카, 금호타이어, 현대일렉트릭, 대한유화, GKL, 키움증권, 한익스프레스, 금호석유화학, 대한항공, 아세아 등 10% 보유, 주요 주주 등극을 공시했다.

기존 대형주에서 벗어나 대량 보유 종목에 중소형주 등이 포함된 것이 특징이다. 국민연금은 롯데케미칼, 하나투어, 사조산업 등을 소폭 차익실현하고 이들 종목을 더 담았다.

국민연금은 지난달 중기 자산배분을 결정하면서 국내 주식투자 비중을 늘리기로 결정했다.

작년 말 각각 27%, 73%인 해외투자와 국내투자 비중을 2022년 말까지 각각 40%, 60% 안팎으로 조정하면서도 국내주식 비중은 늘리기로 했다. 국내 투자 비중이 줄어드는 것은 국내 채권 투자를 줄인 영향이고, 오히려 국내 주식 투자액과 비중은 함께 늘어난다.

대략 매년 쌓이는 국민연금 기금이 50조원 정도인 것을 고려하면 작년 말 18.4%의 국내주식 비중을 유지한다고 해도 매년 9조원이 넘는 자금이 국내 증시에 추가로 투입되는 셈이다.

실제 올해 들어 3월 말까지 국민연금 기금에 전체로 순유입된 자금은 7조5천억원에 달한다. 국내와 해외 주식에 4조원을 순증 투자했다.

국민연금은 여기서 더 나아가 내년 말 국내주식 비중을 18.7%로 늘리고 2022년 말에는 20% 안팎까지 늘리기로 했다. 이에 따라 국내주식 투자액은 작년 102조4천억원에서 내년 122조6천억원으로 증가한다.

3월 말 기준으로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투자액은 약 111조8천억원(투자 비중 19.7%)이다. 증시 호조로 평가액이 급증하면서 투자 비중이 2월 말 기준으로 기준 비중 대비 0.9%포인트 상회하고 있다.

올해 연말 목표치인 19.2%의 비중을 감안하면 연말 국내 주식 보유 금액은 116조5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에서는 5월 말 기준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보유 금액을 112조5천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고승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과거 연기금은 주가 하락기에 매수 강도를 높였고 상승기에는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지난달부터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과정에서 연기금 매수세가 강하게 유입됐다"며 "국민연금을 중심으로 한 연기금의 추가 매수 여력은 국내 증시의 하방 경직성을 높여주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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