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창헌 기자 = 증권업계가 2010년 이후 최악의 실적을 낸 현대차 목표가를 연이어 하향 조정하며 경계심을 키우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작년 영업이익이 4조5천747억원(연결기준)으로 집계됐다고 전일 공시했다.

이는 2016년보다 11.9% 적을 뿐 아니라 국제회계기준(IFRS) 적용이 의무화된 2010년(영업이익 5조9천185억원) 이후 가장 저조한 실적이다. 현대차 연간 영업이익이 4조원대까지 떨어진 것도 8년래 처음이다.

지난해 4분기 실적은 시장 기대치에도 크게 못 미쳤다.

현대차는 4분기에 전년 동기보다 각각 0.2%, 24.1% 감소한 매출 24조5천8억원, 영업이익 7천752억원의 실적을 냈다. 연합인포맥스가 조사한 영업이익 컨센서스 1조509억원에 2천억원 넘게 미달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날 현대차의 4분기 실적이 크게 부진했다며 목표주가를 기존 19만5천원에서 18만5천원으로 내렸다.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했다.

이 증권사는 현대차의 4분기 실적이 파업과 환율 하락, 리콜 등 각종 비용 등이 추가되며 부진했다고 진단했다. 파업 손실은 약 1천억원, 리콜 비용 1천500억원, 제네시스 투자비용 800억원 정도로 추정했다.

김진우 연구원은 "현대차가 과거 3~4년간 잘못된 시장 대응으로 인한 대가를 톡톡히 치르는 중으로 올해 상반기까지 실적과 판매량 부진이 이어질 전망이다"며 "예상보다 심화되는 경쟁과 수요둔화를 반영해 목표주가를 내렸다"고 설명했다.

IBK투자증권도 부진한 4분기 실적을 반영해 현대차 목표주가를 20만원에서 19만원으로 낮췄다.

이상현 연구원은 "4분기 환율이 비우호적으로 작용한 가운데 부분 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과 미국시장 플릿판매 축소 등에 따른 판매부진, 리콜 비용 확대, 럭셔리 및 친환경차 개발비 부담 등으로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며 "자동차 부문 영업이익률은 0.4%로 2016년 1분기 1.3%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2분기 이후 실적 개선 가능성을 반영해 현대차의 투자의견 '매수'는 그대로 유지했다.

이 연구원은 "신차 출시에 따른 판매 증대를 통해 5년간의 실적 하락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크다"며 "뉴 모빌리티에 대한 준비도 예전과 달리 발 빠르게 변화에 대응하는 정도 긍정적이다"고 말했다.

삼성증권도 현대차 목표주가를 19만5천원에서 18만원으로, 유진투자증권은 19만원에서 18만원으로 각각 내렸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의 동반 실적 쇼크는 더 이상 비용 전가가 불가능함을 의미하는 것으로, 올해 상반기에 고통스럽지만 재고 감축 시기가 예상되며 하반기 이후에 의미 있는 회복이 시작될 수 있을 전망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시장 인센티브 감소 또는 지배구조 개편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현대차 주가가 박스권에 머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c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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