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앞으로 3년간 금융투자협회를 이끌어 갈 차기 수장이 결정된 가운데 중소형 증권사에 대한 지원책 마련과 자산운용사들에 대한 규제완화, 업권 간의 균형있는 발전 등이 과제로 꼽혔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일 열린 제4대 금융투자협회장 선거에서 권용원 키움증권 사장이 68.1%의 득표율로 신임 협회장에 당선됐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권 회장 내정자에게 바라는 점으로 중소형 증권사에 대한 지원책 마련과 자산운용사들에 대한 규제완화, 업권 간의 균형 있는 발전 등을 꼽았다.

우선, 대형 증권사와 중소형사 간 양극화가 심해지면서 중소형사에 대한 지원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지난 3분기까지 국내 55개 증권사의 당기순이익은 약 2조9천억원이다. 이중 상위 5개 대형사의 순이익이 1조3천억원으로, 전체의 45%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한 중소형사 관계자는 "대형사는 초대형 IB, 중소형사는 중기특화증권사로 각각 인센티브를 부여해주는 것처럼 보였지만, 중기특화 증권사 지정 후 실질적으로 이득 본 것은 별로 없다"며 "중소형사들이 특화해 수익을 낼 방안들이 나와야 한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자산운용업계에서는 사모펀드에 대한 49인 규제 완화와 최근 무산된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실제 투자자가 아닌 투자를 권유한 사람 수 49인을 기준으로 공·사모펀드를 구분 짓고 있다.

이는 오랫동안 자산운용업계에서 규제 완화를 요구해온 사안으로, 특히 최근 전문사모집합투자가 증가하면서 이런 요구는 더욱 거세지고 있다.

최근 퇴직연금 시장이 커지는 상황에서 기금형 퇴직연금의 도입 역시 운용업계가 차기 협회장에게 바라는 점이다.

기금형 퇴직연금제는 기업이 사외에 독립된 퇴직연금 신탁기관(비영리법인)을 설립한 후 신탁기관 내 전문가로 구성된 기금운영위원회를 통해 자금을 운영하는 제도다.

현재의 '계약형'보다 상대적으로 전문성이 높고 근로자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지만, 최근 고용노동부의 반대로 기금형 퇴직연금제 도입이 무산됐다. 이번 선거에서 화두가 됐던 자산운용업계와 증권업계 간 균형 있는 발전방안도 과제로 꼽혔다.

금투협은 지난 2009년 자산운용협회와 증권협회가 합치면서 출범했다.

그러나 이번 선거를 계기로 이를 다시 분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일각에서 나왔다. 증권사의 협회 분담금이 더 크다 보니 증권사의 판매수수료를 낮추지 못하는 등 운용업계의 이익을 대변하기에 구조적인 한계가 있다는 불만에서다.

한 업계 관계자는 "권 사장이 가장 최근까지 오랫동안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를 해왔기 때문에 업계의 불만이나 고충을 잘 이해할 것으로 보인다"며 "금투업계를 대변해 규제 완화뿐만 아니라 디지털 혁신 등 앞으로의 방향을 제시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j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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