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전업 투자자문사들이 계약고 감소와 수수료율 하락의 이중고에 시달리면서 자문업을 접는 곳들이 줄을 잇고 있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에이케이(AK)투자자문은 이달 초 이사회에서 금융투자업 자문업과 일임업무를 접기로 결정했다.

다음날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를 의결하고, 통과 시 신문공고와 채권자 통지, 금융당국에 폐지 승인 신청 등의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AK투자자문이 금융투자자문업 폐지를 고려하는 이유는 업황 불황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 때문이다.

AK투자자문 관계자는 "업황이 나빠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어 금융당국에 투자자문업 폐지 승인 신청을 할 계획"이라며 "내일 주주총회를 통과해 확정되면 당국 승인까지 한 두달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며, 향후 기업금융(IB) 컨설팅 등에 진출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AK투자자문은 1999년 한국투자신탁 주식운용본부장을 지낸 안효문 사장이 설립했다. 선에셋투자자문으로 출발해 2005년 AK파트너스홍콩과 손을 잡으면서 현재의 AK투자자문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2010~2013년경 자문형 랩 상품이 인기를 끌면서 한때 계약고가 3천억원을 넘을 정도로 인기를 끌기도 했다.

한셋투자자문도 다음달 3일 당국에 투자자문업 자진폐지 승인을 신청할 예정이다.

투자자문업 업황 악화로 수익성이 줄었기 때문으로, 한셋투자자문은 지난달 이사회에서 투자자문업을 자진폐지할 것을 결정했다.

한셋투자자문은 향후 대중문화예술 수출·배급업, 기업 인수합병(M&A) 관련 경영컨설팅 등으로 업종을 전환할 예정이다.

최근 투자자문업 등록 이후 6개월 이상 영업을 하지 않은 스카이인베스텍투자자문과 비오엠투자자문, 모빅투자자문, 비더블유아이피 등 4개 자문사가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등록취소를 당하기도 했다.

투자자문사들이 이처럼 투자자문·일임업을 포기하는 것은 계약고 감소와 경쟁 심화 등으로 수익을 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2016회계연도(2016년4월~2017년3월) 전업 투자자문사들의 순이익은 16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60억원(85%) 급감했다.

155개 전업 자문사 중 적자를 낸 곳은 95곳으로, 전체의 61.29%를 차지했다.

자문사의 투자일임·자문 계약고는 2015년 3월 말 이후 감소세다. 지난 3월 말 기준 총 계약고는 15조8천억원으로 지난 2015년 3월 말(34조8천억원) 대비 절반 이하(54.6%) 수준에 불과하다.

한 투자자문사 대표는 "자문사의 95%가량이 주식 자문·일임에 쏠려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주식을 전문으로 하는 자문사들이 잘 나갔지만, 지금은 레드오션이기 때문에 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은 환경으로 변했다"고 말했다.

j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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