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애플이 아이폰 출시 10주년을 기념해 내놓은 야심작 아이폰X의 판매부진으로 애플에 부품을 공급하는 국내 부품사의 실적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 원화 강세까지 가속화되면서 부품업체들의 실적 하향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지난해 4분기에만 30원 정도 하락한 달러-원 환율은 올해 1월에만 벌써 20원가량 더 떨어졌다.

26일 삼성증권에 따르면 1분기 아이폰X 부품 주문율은 3개월 전에 예상했던 4천만대 수준에서 현재 20% 정도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2분기 역시 1분기의 절반 수준으로 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아이폰X에 들어가는 부품은 배터리와 메모리 반도체는 물론 플렉서블 OLED 소재, 듀얼카메라 및 3D 센싱 카메라, 경연성 인쇄회로기판(RF-PCB),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등이 있다.

LG이노텍의 경우 애플에 듀얼카메라를 독점 공급하고 있고, 3D 센싱카메라 모듈의 공급비중도 크다. 애플에 대한 매출비중이 50%를 웃돌 정도로 의존도가 크다.

삼성SDI도 애플에 배터리를 일부 공급하고 있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메모리반도체를 공급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아이폰X에 채용된 OLED 패널을 독점 공급하고 있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부품별 편차가 큰 것으로 보인다"며 "RF-PCB 등 OLED 패널과 연동된 부품은 지난해 하반기 과도한 선출하에 따른 재고조정 폭이 더욱 크고, RF-PCB는 최근 해외 벤더 추가되는 등 부정적 이벤트가 더해졌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이에 비해 듀얼ㆍ3D 카메라, MLCC, 베터리 등은 부정적 영향이 상대적으로 작은 편이다"라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대만의 애플 전문 애널리스트 궈밍치는 애플의 아이폰X 조기 단종설을 제기하기도 했다.

궈 애널리스트는 아이폰X 판매부진으로 가격을 인하하면 올해 하반기 나올 2세대 아이폰X과 다른 모델의 판매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올해 중반께 아이폰X 생산이 중단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2분기는 전형적인 아이폰의 비수기이지만, 올해 2분기는 특히 애플 부품공급업체 사이에서 비수기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날 것이다. 또한, 3분기부터의 아이폰X 부품 주문도 추가적인 하향 조정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올해 하반기 애플은 OLED 디스플레이를 채용한 5.8인치와 6.5인치 아이폰과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을 채용한 6.1인치의 비교적 저렴한 모델 3가지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연구원은 "아이폰 부품업체들의 경우 보수적인 접근 전략을 유지한다"며 "문제의 본질은 스마트폰의 가격 부담이고 가격 부담은 저렴한 부품을 사용하는 결과로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smjeong@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