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남승표 기자 = 현대건설이 환율 변동성 영향으로 지난해 영업 외 비용이 급증했다. 3년 연속 영업이익 1조원 달성이라는 성과가 빛바랜 만큼 재무통으로 알려진 박동욱 신임 사장이 본격적인 체질 개선에 나설지 주목됐다.

현대건설은 26일 지난해 실적을 잠정집계한 결과, 연결기준 매출액 16조 8천544억원, 영업이익 1조119억원, 당기순이익 3천743억원을 거뒀다고 공시했다.

3년 연속 1조원대 영업이익을 올린 대기록이다.

현대건설은 지난 2015년 1조 893억원으로 건설업계 최초로 영업이익 1조원을 넘어섰고 2016년 1조1천589억원으로 기록을 이어갔다.

그럼에도 당기순이익은 대폭 감소했다.

지난 2015년 6천637억원, 2016년 7천317억원이던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3천743억원으로 반 토막 났다.

전년 실적과 비교하면 영업이익 감소폭은 12.7%인데 세전이익은 5천622억원으로 42.7% 줄었고, 당기순이익은 48.8% 감소했다.

영업 외 손익에서 큰 폭의 변화가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영업 외 이익은 5천4억원으로 전년 대비 1.4% 증가하는 등 별다른 변화가 없었지만 영업 외 비용은 9천501억원으로 전년 대비 무려 41.6%나 증가했다.

그 결과 지난 2016년 마이너스(-) 1천775억원이던 영업외손익은 지난해 마이너스(-)4천497억원으로 4배가량 불었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달러-원 환율이 급변하며 환차손을 입은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달러-원 환율은 연초 1천200원대에서 연말 1천60원대까지 하락세를 보였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외환관리는 기본적으로 프로젝트 초기 단계부터 수금과 지출 통화 구성을 최대한 일치시키도록 한다"며 "원화 가치 상승 시에는 환변동 자체에 대한 손실 외에 해외 경쟁 업체 대비 가격경쟁력 변동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영업에서 벌어들인 이익을 환차손으로 잃어버린 만큼 주주들의 불만을 잠재우려면 기존 외환관리 체계의 일대 수술이 불가피할 것으로 파악됐다.

건설업계는 이달 취임한 박동욱 현대건설 사장의 역할에 주목하고 있다.

박동욱 사장은 지난 1988년 현대건설에 입사한 뒤 현대자동차로 건너가 재경사업부장을 역임했고 지난 2011년 현대건설로 돌아온 뒤에도 재경본부장을 맡으며 재무 전반을 관장했다.

그동안 정통 건설맨인 정수현 전 현대건설 사장이 수주와 영업에 주력했다면 재무통인 박동욱 사장으로서는 관리에서 발생하는 각종 문제 전반을 손질할 것으로 예상됐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대건설이 작년 1분기에 이어 계속해서 환차손으로 실적에 손상을 입은 것은 시스템의 문제로 봐야한다"며 "박동욱 사장이 재무통으로 알려진 만큼 내부 환율 변동 관리 시스템을 손질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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