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미주본부 = 26일 뉴욕증시에서 3대 주요 지수는 지난해 4분기 기업 실적이 지속해서 호조를 보이면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국 국채 가격은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이 기대에 못 미쳤지만,내용이 좋다는 평가로 내렸다.

달러화는 약세 분위기가 걷히지 않는 데다 시장 예상에 못 미친 미국 4분기 GDP 성장률 여파로 내렸다.

뉴욕유가는 달러화 약세와 원유 수요 증가 기대 등에 상승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다보스에서 지금이 미국에 투자하기 가장 좋은 때라는 요지의 연설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이 자리에 미국인들을 대표해서 미국과 다른 나라 간의 우정과 동반관계를 확인하고 더 나은 세계를 만들기 위해 와 있다"라면서 "미국에 투자하고 사업을 하기에 지금보다 좋은 때는 없었다"고 말했다.

미 상무부는 4분기 GDP 성장률 속보치(계절 조정치)가 연율 2.6%라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마켓워치 집계치는 각각 2.9%와 3.0%였다.

기대에 못 미친 GDP는 재고 투자 부진과 무역적자 확대 때문으로 풀이됐다. 무역적자 확대는 3년 내 최대치를 보인 소비 증가로 수입이 많이 증가한 탓이다.

2017년 전체 경제는 2.3% 성장했다. 2015년은 1.5%였다.

미국 경제 활동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개인소비지출은 3.8% 증가했다. 이는 허리케인 피해 복구에 따른 내구재 지출이 2009년 이후 가장 커진 덕분이며 2014년 이후 최고치다. 3분기는 2.2% 증가했다.

반면 저축률은 2.6%로 전 분기 3.3%에서 급락했다.

4분기 무역은 GDP에 1.13%포인트 역기여했다. 2017년 중 가장 큰 폭이다. 수출도 달러 약세 덕분에 6.9% 늘었지만, 수입이 2010년 3분기 이후 가장 큰 13.9% 증가했다. 3분기 무역은 0.36%포인트 순기여했다.

4분기 재고도 GDP에 0.67%포인트 역기여했다. 전분기에는 0.79% 순기여했다.

4분기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2.8% 상승했다. 이는 2011년 후 가장 높다. 변동성이 큰 음식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CE 가격지수는 1.9% 오르는 데 그쳤지만 전 분기 1.3%보다 늘었으며 또 1년여 기간 중 가장 큰 폭을 기록했다.

E*트레이드의 마이크 로웬가트 투자전략 부대표는 "4분기 GDP가 3분기 연속 3% 달성에 실패했지만 2017년 전체는 지난 몇 년간 최고의 해였다"고 평가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마이클 피어스 선임 경제학자는 "4분기 성장이 소폭 둔화한 것은 재고와 무역 탓"이라며 "이런 상황이 지속할 것 같지 않다"고 진단했다.

피어스는 "2018년 미 경제에 잘못될 것은 없는 것 같다"며 "제조업 지표가 다소 둔화하고 있지만, GDP 숫자는 미처 걸러내지 못한 잔여 계절성(residual seasonality)의 영향을 여전히 받는 듯하다"고 덧붙였다.

미 상무부는 12월 내구재수주실적이 전월 대비 2.9%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6월 이후 최대치다. WSJ 조사치는 0.7% 증가였다.

내구재수주 증가는 군사용 항공기 수주가 55.3% 급증하고, 민간 항공기 수주도 15.9% 증가한 덕분으로 풀이됐다. 자동차 수주도 0.4% 늘었다.

운송 장비를 제외한 수주는 0.6% 증가했다.

기업들의 투자 지표인 항공기를 제외한 비국방 자본재 수주는 전월 대비 0.3% 감소했다. 감소세는 지난해 들어 두 번째다. 이 지표는 지난해 전체 유가 상승에 따른 채굴 장부 투자 증가 덕분에 5.3% 늘었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그렉 다코 수석 미 경제학자는 "수주와 출하 지표는 장비지출이 2018년에도 긍정적인 추세를 보일 것이라는 신호를 보낸다"고 분석했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23.92포인트(0.85%) 상승한 26,616.71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33.62포인트(1.18%) 높은 2,872.87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94.61포인트(1.28%) 오른 7,505.77에 장을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장중 26,616.71까지 올랐고, S&P 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마감가가 장중 최고치와 같았다.

시장은 기업 실적발표와 미국 경제성장률 등 지표를 주목하고 있다.

미국의 자동 제어기기 및 전자통신 시스템 장비업체인 허니웰의 주가는 지난해 4분기 실적 호조에 2% 상승했다.

허니웰은 지난해 4분기 조정 주당순이익(EPS)이 1.85달러로 팩트셋 조사치 1.84달러를 상회했다.

매출은 108억4천만 달러로 팩트셋 예상치 107억6천만 달러보다 높았다.

회사는 2018년 회계연도 EPS 전망치를 기존보다 20센트 올린 7.75~8.00달러로 제시했다.

허니웰의 주가는 지난 1년 동안 37.2% 상승했다. 같은 기간 S&P 500 지수는 23.6% 올랐다.

인텔의 주가는 지난해 4분기 실적 호조에 10% 넘게 상승했다.

인텔은 전일 장 마감 후 실적발표에서 지난해 4분기 조정 EPS가 1.08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톰슨로이터가 조사한 전망치 86센트를 웃돈 것이다.

매출은 170억5천만 달러를 기록해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치 163억5천만 달러를 넘어섰다.

미국의 자동차와 항공기 부품회사 로크웰 콜린스(Rockwell Collins)의 주가는 순이익과 매출이 시장 전망치를 웃돌아 0.6% 상승했다.

로크웰은 지난해 4분기 순이익이 2억8천만 달러(주당 1.69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조정 EPS는 1.59달러로 팩트셋 예상치 1.55달러를 웃돌았다.

매출은 20억1천100만 달러를 기록해 팩트셋 전망치 19억9천300만 달러보다 높았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이날 GDP가 시장 예상을 소폭 밑돌았지만, 경제는 꾸준한 속도로 성장세를 보인다며 일시적인 지표 부진이 증시 상승세를 제한하지는 않으리라고 전망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4.32% 내린 11.08을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오후 3시(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3.3bp 오른 2.661%에서 거래됐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3.6bp 상승한 2.120%에서 움직였다.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2.1bp 높은 2.911%에서 거래됐다.

10년과 2년 만기물간 수익률 차이는 전장 57.0bp에서 54.0bp로 좁혀졌다.

채권 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국채가는 4분기 GDP가 예상보다 부진했음에도 하락 출발했다.

전일 국채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달러 강세 선호 발언 속에 장기물은 오르고, 단기물은 내리는 혼조를 보였다.

금리 전략가들은 GDP가 기대에 못 미쳤지만, 현재까지 성장 흐름을 해칠 정도는 아니라는 인식이 크다며 위험자산인 미 증시가 오른 것도 영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하이프리퀀시 이코노믹스의 짐 오설리반 수석 미 경제학자는 "4분기 성장률은 일반적인 기대보다 낮았고, 2005년 이후 처음으로 3분기 연속 3% 성장을 희망한 시장에 실망을 줬다"며 "그러나 세부 내용은 수치보다 더 좋았다"고 평가했다.

전일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도 달러가 다시 약세로 돌아선 심리적 영향도 있었다. 이날 달러 지수는 전장보다 0.47% 내려서 거래됐다.

달러 약세는 수입 물가를 높이는 물가 상승 압력일 뿐 아니라 해외 투자자들의 환 헤지 비용을 높여 미 국채에 대한 매력을 낮추는 요인이다.

트럼프는 이날 다보스에서 지금이 미국에 투자하기 가장 좋은 때라는 요지의 연설을 해, 시장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이날 나온 경제지표들은 혼재됐다.

지난해 4분기(2017년 10~12월)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앞서 기록한 2분기 연속 3%대에서 내려섰지만, 2017년 한 해 전체로는 좋은 흐름을 유지했다.

국채가는 오후 들어 뉴욕증시 상승 속에 낙폭을 줄이는 모습을 보였다.

전략가들은 성장이 호조를 보이면서 물가 상승 압력이 구축되고 있다는 인식에 공감했다.

피듀시어리 트러스트 컴패니 인터내셔널의 제프 맥도널드 헤드는 물가 지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금리 인상 경로를 계속 밟아 나갈 것이라는 신호라며 "시장은 물가 압력이 전체 그림에 편입되는 것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미 재무부는 다음 주 1천100억 달러어치의 국채 발행에 또 나선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오후 4시(현지시각) 무렵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08.72엔을 기록해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09.26엔보다 0.54엔(0.49%) 하락했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2419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2405달러보다 0.0014달러(0.11%) 올랐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35.02엔에 거래돼 전장 가격인 135.55엔보다 0.53엔(0.39%) 낮아졌다.

달러화는 전체적으로 엔화와 유로화에 약세 국면을 보였지만 장 중간 수직으로 낙폭을 줄였다가 다시 떨어지는 등 순간 변동성이 큰 모습을 보였다.

전일 달러화는 미국 정부의 오락가락 달러 관련 발언과 유럽중앙은행(ECB)의 경제 낙관이 엇갈리면서 엔화에는 오르고, 유로화에는 내리는 혼조세를 보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전일 "달러는 강해지고 또 강해질 것이고, 궁극적으로 나는 달러 강세를 보기 원한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하루 전날 나온 므누신의 달러 약세 발언과 관련 "그의 정확한 성명을 읽었다면서 맥락에서 벗어나게 해석됐다"고 말했다.

이날 외환 전략가들은 전일 트럼프의 달러 강세 발언에도 GDP가 시장 기대에 못 미친 여파가 있다며 그래도 GDP 수준은 예전에 비하면 호조를 보인다고 평가했다.

엔화는 이날 일본 중앙은행(BOJ)의 구로다 하루히코 총재가 통화완화로 일본 경제를 계속 뒷받침하겠다는 점을 재확인했지만, 달러화에 강세를 보였다.

구로다 총재는 또 물가는 결국 중앙은행 목표인 2%에 근접할 것이라며 기대 물가가 소폭 오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프리스의 브래드 베첼 매니징 디렉터는 "미 달러 정책이 현재 무엇인지, 정당한지와 관련해 엄청난 혼란이 있다"며 "므누신은 명확한 것처럼 보이지만 트럼프는 13개월 전 달러 약세를 원한다고 했을 때와 180도 돌아섰다"고 말했다.

베첼은 "결국 무역 협상에 관한 것을 제외하고 모든 것이 중요하지 않다"며 "시장은 중앙은행이 환율에 관해서 말하는 것에 더 관심을 기울이는 경향이 있다"고 강조했다.

또 미국 우선주의 정책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대통령으로서 항상 미국을 우선으로 생각하겠지만, 이는 미국이 혼자라는 뜻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날 나온 경제지표들은 혼재됐다.

지난해 4분기(2017년 10~12월)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앞서 기록한 2분기 연속 3%대에서 내려섰지만, 2017년 한 해 전체로는 좋은 흐름을 유지했다.

또 지난해 12월 미국의 내구재(3년 이상 사용 가능 제품) 수주가 많이 증가했지만, 기업 투자 지표는 둔화했다.

달러화는 오후 들어 뉴욕증시 상승 속에 미 경제 성장이 건강한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는 인식에 엔화와 유로화에 낙폭을 줄이는 모습을 보였다.

전략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강한 달러 발언을 했지만, 시장은 달러 약세가 미 정부의 진짜 속내라는 인식을 바꾸지 않았다.

ING의 비라즈 파텔 전략가는 "워싱턴이 달러 약세라는 '요정(genie)'을 병에 넣기는 어렵다"며 "행정부는 이미 달러 약세를 지지해왔고, 구조적인 변수도 이것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도이체방크의 앨런 러스킨 세계 공동 헤드는 "현재 미국이 달러 하락에 만족할 것이라고 보는 시장의 견해를 바꾸려면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63센트(1%) 상승한 66.14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WTI 가격은 이번 주 4.5% 상승했다.

유가는 이날 달러화가 약세를 보여 원유의 상대적인 가격 매력이 높아져 올랐다. 최근 미국의 원유재고가 지속해서 감소하는 모습을 보이는 등 수요 증가에 대한 기대도 유가 상승에 일조했다.

이날 장중 세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의 평균적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전일보다 0.42% 하락한 89.08을 기록했다.

달러화는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시장 예상에 미치지 못해 하락했다.

미국의 원유채굴장비수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가격에 큰 타격을 주지는 않았다.

베이커휴즈는 주간 미국의 원유채굴장비 수가 12개 증가한 759개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천연가스를 포함한 총채굴장비 수는 11개 늘어난 947개를 기록했다.

다만, 이번 주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주 미국 원유재고가 110만 배럴 감소했다고 밝혀 수요 증가 기대를 높였다.

세븐스 리포트의 타일러 라이치 공동 에디터는 유가가 수요 증가에 대한 기대와 달러화 약세, 장기적인 재고 감소 등으로 상승세를 보였다고 진단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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