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곽세연 기자 = 국내 주식으로만 127조 원가량을 굴리는 국민연금이 올해 들어 반도체주 비중을 줄이고 증권주를 확대했다.

지난해 주가 상승률이 높았던 반도체주를 차익실현하고 올해 코스닥 활성화 등으로 정책 기대가 커진 증권주에 베팅했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이번 달에만 SK하이닉스 주식 약 50만 주를 순매도했다. 지난 12일에 하루에 63만 주를 줄인 것을 비롯해 매도 우위가 강했다. 이로써 10% 이상 주요주주였던 국민연금은 SK하이닉스 지분을 10% 미만으로 낮췄다.

국민연금은 2009년 SK하이닉스가 채권단 관리를 받던 시점부터 투자해 계속 지분을 늘렸다.

2009년부터 SK하이닉스에서 꾸준하게 투자성과를 내던 국민연금은 2015년에 일시적으로 평가손실을 입기도 했지만, 2016년과 지난해에 SK하이닉스의 폭발적인 주가 상승세 덕분에 평가손실을 모두 만회했다. 지난해 상반기까지 4조 원 이상의 평가이익을 기록했다.

국민연금의 SK하이닉스 주당 평균 매입가격은 2만 원대 초반인데, 올해 매도 단가는 7만 원대다.

반면 국민연금은 삼성증권과 미래에셋대우 지분을 늘려 10% 이상 주주로 올라섰다.

국민연금은 지난 11일 기준으로 삼성증권 주식 893만4천539주(10.01%)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3월 8.40%에서 10월 9.41%로 늘렸다가 올해 들어 10% 이상을 확보했다.

또 국내 증권사 자기자본 1위인 미래에셋대우 주식도 꾸준히 사들여 지난 19일에 10% 이상을 확보하기도 했다.

국민연금은 합병 전에도 미래에셋대우와 미래에셋증권 지분을 5% 이상씩 보유해 합병의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국민연금은 합병 이후 미래에셋대우 지분을 계속해서 늘렸다.

증시 활황에다 코스닥 활성화 방안 등으로 거래대금이 대폭 늘어나 기관투자자들이 증권주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기관투자자들이 증권주 IR을 요구하는 일도 잦아졌다.

업계 관계자는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보유 비중이 이미 목표 수준을 넘어섰고 코스닥 비중을 늘려야 하는 만큼 올해에는 대형주 교체 매매 등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며 "국민연금은 증권주 외에 건설주, 항공주 등 최근 덜 오른 일부 종목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민연금은 올해 들어 한진칼과 현대산업개발을 10% 이상 보유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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