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호 기자 = 연기금의 해외채권 투자가 꾸준히 늘어나는 가운데 투자 채권이 미국 중심에서 유럽과 호주 등으로 이동하고 있다.

29일 국민연금에 따르면 기금운용본부의 올해 말 해외채권 운용목표 규모는 26조2천319억 원이다.

국민연금의 해외채권 운용 규모는 2016년 말 23조2천억 원에서 3분기 24조 원으로 늘었다. 3분기 기준 국채가 45.8%, 회사채가 28.1%, 정부관련채가 20.1% 등이다.

지역별로는 2016년 기준, 미국 비중이 34.4%, 프랑스가 5.2%, 독일이 4.9%다. 호주는 3.6%를 보였다.

늘어나는 해외채권 투자 속에서 국민연금뿐만 아니라 대다수 연기금도 해외채권 중 국채와 회사채, 구조화 채권 등에서 수익을 내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이 가운데 연기금들은 달러-원 헤지비용의 상승으로 미국 채권의 매력이 떨어지자 유럽과 호주 등 다른 선진국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미국 달러채권이 아닌 선진국 채권 매력이 올라가 굳이 미국 채권만을 고집할 필요가 설명이다.

실제 달러-원 스와프호가 일별추이(화면번호 2132)를 보면 전일 1년 만기 FX 스와프포인트는 전 거래일보다 마이너스(-) 9.80원 하락했다. 최근 10원대까지 마이너스 흐름을 보이고 있다.

연기금 해외채권 운용역은 "달러-원 헤지비용이 상승함에 따라 지난해부터 환헤지 프리미엄이 있는 유로 등 비달러채권 투자제안이 증가하는 추세다"며 "다만 낮은 유로 금리 탓에 유로화 채권 발행금리가 달러화 채권보다 많이 낮아서 앞으로 유로-원 헤지프리미엄 축소 시 투자수익률이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공제회 채권운용역은 "유럽과 호주 등이 아무래도 미국보다 등급대비 금리가 높게 나온다"며 "달러 대비 헤지(스와프) 비용 측면에서도 미국보다 유럽과 호주가 훨씬 유리한 상황이다"고 판단했다

다만, 연기금이나 공제회들은 해외 채권 역시 벤치마크를 기준으로 투자하기 때문에 투자지역에 급격한 비중변화는 없다.

다른 연기금 채권운용역은 "연기금은 벤치마크를 기준으로 투자하기 때문에 수익률 개선차원에서 투자지역을 소폭 이동할 뿐 큰 폭의 변화는 없다"며 "환헤지 비용 탓에 투자를 더 늘릴 수는 있지만, 미국 정책금리 인상 기조에 따라 다른 지역도 이 같은 흐름을 타려는 분위기가 있어 분산투자의 측면이 더 큰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다수 연기금의 해외채권 포트폴리오가 미국에 쏠려 있어 분산차원, 투자 다변화 차원에서 다른 선진국을 보고 있는 것이다"며 "다만, 다른 국가의 통화정책이나 환율 리스크 등이 있어 최대한 유동성이 풍부한 국가 위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h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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