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장병화 전 부총재의 퇴임으로 공석이 된 한국은행 부총재 선임을 둘러싸고 어떤 변수에 포커스가 맞춰질지 관심이 쏠린다.

한은 총재의 추천으로 대통령이 임명하는 한은 부총재는 현 정부의 내각 인사로 선임 절차가 미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주열 총재는 한은 내부 경영과 통화정책 면에서 두루 능력이 검증된 인사들을 중심으로 추천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은 관계자는 28일 "부총재 인사는 한은 총재의 의중이 반영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여러 후보를 두고 검토하고 있고 2~3명 복수로 추천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새 부총재 후보가 갖출 조건은 만만치 않다. 한은 내부사정을 잘 알고, 조직 장악력이 좋아야 할 뿐 아니라 대외적인 업무의 비중이 큰 만큼 인적 네트워크와 커뮤니케이션 능력도 좋아야 한다. 아울러 당연직 금통위원으로서 통화정책에 대한 실력도 갖출 필요가 있다.

이주열 총재가 임기 후반부에 접어들었다는 점에 한은 안팎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장병화 전 부총재의 경우 이 총재의 임기와 함께 시작해 꼬박 3년간 파트너십을 유지했다.

이 총재는 장 전 부총재의 퇴임식에서 40년전(1977년) 동기로 한은에 들어온 뒤 정말 오랜 시간을 같이 지냈고, 지난 3년간 부총재를 동반자로 생각해왔다며 두터운 신임을 드러냈다.

새로 선임할 부총재 역시 이 총재가 믿을 수 있는 막역한 인물일 가능성이 크다.

새 부총재가 맡게 될 역할의 무게 중심이 조금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신임 부총재가 이 총재와 함께 근무하는 기간이 10개월도 안되는 탓이다. 내년 3월 이주열 총재 임기가 만료되면 새로 선임될 부총재는 임기 대부분을차기 총재와 호흡을 맞추게 된다.

이제는 외부 출신인사가 한은 총재가 될 경우에 대비한 차기 한은 조직에 대한 고민을 배제할 수 없는 셈이다.

한은 조직보다 정책에 집중하는 외부 출신의 차기 총재가 올 것으로 예상한다면 조직을 아우르고, 결속을 다질 수 있는 강단있는 인물을 추천할 가능성이 열려있다.

특히 이주열 총재 자신이지난 2009년 이성태 전 총재의 마지막 파트너였다.이성태 전 총재 시절에 부총재를 맡은지 1년 만에 2010년 김중수 전 총재가 취임했다. 당시 이 총재는 김중수 전 총재의 한은 개혁 과정에서 수차례 마찰을 빚으며 2년간의 부총재 임기를 어렵게 마쳤다.

한은 총재가 바뀌는 과정에서 변화의 바람이 불 때 부총재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몸소 겪은 셈이다.

부총재의 조직 장악력이 약하면 자칫 한은 조직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이번 부총재 인사에 반영될 수 있다.

한은 관계자는 "외부에서 총재가 올 경우 한은 내부 사정을 잘 설명하고, 직원들을 다독일 수 있는 신망이 두터운 강단있는 인물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통화정책 역량도 간과할 수는 없다.

미국의 금리 인상이 본격화하고, 한은도 긴축을 시사하는 언급을 한 상황에서 금리인상 시기를 저울질해야 하는 상황이다. 금통위의 의견이 엇갈리기 시작할 시점에는 부총재 자리의 중요성이 커질 수 있다.

현재 신임 부총재 후보로는 한은 외부 인물로 서영경 고려대 초빙교수(전 부총재보)와 민성기 신용정보원장, 강태수 국민경제자문회의 지원단장 등이, 내부 인물은 김민호 부총재보, 윤면식 부총재보, 임형준 부총재보 등이 거론되고 있다.

syjung@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