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욱 기자 = 글로벌주식예탁증서(GDR) 발행으로 1조원 조달에 성공한 카카오가 해외사업 강화를 위해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에 뛰어들 채비를 하고 있다. 최소 수천억원대 빅딜이 예상되는 만큼 카카오가 어떤 매물에 주목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29일 카카오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증권발행실적보고서에 따르면 이번 GDR 발행을 통해 조달한 자금은 1조689억원에 달한다.

GDR은 내달 초 싱가포르 증권거래소에 상장될 예정이다. 1주당 발행가액은 12만9천379억원으로 총 발행량은 826만1천731주다.

카카오는 1조원 규모의 투자유치 자금 중 90%를 글로벌 콘텐츠·플랫폼 기업 M&A 및 지분 투자에 쓸 계획이다. 나머지 10%는 인공지능(AI) 등 4차산업 관련 국내외 기업과 기술 투자에 활용된다.

현재 카카오가 관심을 기울이는 콘텐츠 분야는 게임, 동영상, 웹툰 등이다. 플랫폼기업의 경우 이용자수 성장과 유지를 위한 잠재성 있는 업체가 주요 타깃이다.

아울러 카카오는 지역을 한정하진 않았지만 일본, 중국 등 아시아와 북미 기업을 우선 고려 대상으로 꼽았다.

카카오가 증권발행실적보고서에서 언급한 경쟁사의 M&A 사례를 보면 관심 매물에 대한 좀 더 구체적인 윤곽이 나온다.

카카오는 글로벌 콘텐츠 기업 인수에 대한 예시로 넷마블게임즈의 카밤 밴쿠버 스튜디오 인수, 더블유게임즈의 더블다운인터랙티브 인수, SK텔레콤과 SM엔터테인먼트의 상호 지분교환 거래 등을 들었다.

이 가운데 넷마블과 더블유게임즈의 미국 게임업체 인수는 거래규모 8천억원 이상의 빅딜이었다. 이런 딜을 첫머리에 참고 사례로 언급한 것은 카카오 역시 글로벌 게임시장 진출을 위해 수천억원대 게임사 M&A에 나설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플랫폼 기업 인수와 관련해서는 자사의 로엔엔터테인먼트와 패스 인수를 주요 사례로 제시했다. 해외 사례로는 마이크로소프트의 링크드인 인수, 페이스북의 오큘러스VR·와츠앱 인수 등을 거론해 눈길을 끌었다.

카카오는 수익성과 성장성, 사업 시너지 등 내부 기준에 부합하는 매물이 M&A 시장에 나올 경우 당장 올해부터 인수를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최근 새로운 수장에 내정된 여민수, 조수용 공동대표가 해외사업 확장이란 과제를 부여받은 만큼 이번 M&A는 신임 대표의 첫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IT업계 관계자는 "카카오가 일본에서 선보인 만화 플랫폼 '픽코마'로 성공을 거두면서 해외사업에 자신감이 붙은 것으로 보인다"며 "글로벌 기업 M&A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다면 해외 진출이란 숙원을 이루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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