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전소영 기자 = 유럽중앙은행(ECB) 포럼에 참석 중인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글로벌 주요국 중앙은행들과 접촉을 통해 글로벌 통화완화 종료와 관련해 어떤 힌트를 얻을지 시장참가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전일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이 포럼 기조연설에서 매파적인 발언을 하면서 글로벌 금리가 급등하는 등 변동성이 커지기도 했기 때문이다.

28일 한국은행과 ECB 등에 따르면 ECB는 지난 26일부터 이날까지 포르투갈 신트라에서 '선진국의 투자와 성장(Investment and growth in advanced economies)'라는 주제로 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포럼에는 약 150여명의 중앙은행 관계자들과 금융 관련 기자들, 시장관계자 등이 참석해 정보를 교환하고 정책 이슈와 장기과제 등에 대해 논의한다.

포럼에서 주목할 만한 것은 주요국 중앙은행 총재들의 패널 토론이다.

현지시간으로 이날 오후 4시30분부터 진행되는 패널 토론에는 마크 카니 영란은행(BOE) 총재,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 총재, 스티븐 폴로즈 캐나다 중앙은행(BOC) 총재가 토론자로 참석한다.

이 네 사람은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핫한' 인물들이다.

영란은행은 지난 15일 통화정책회의에서 8명 중 3명의 위원이 금리를 인상해야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금융시장에 파장을 불러왔다.

마크 카니 BOE 총재는 최근 "소비와 기업투자와 관련한 엇갈린 지표들, 여전히 미흡한 물가상승 압력, 부진한 임금상승 등을 감안하면 아직 통화정책 조정을 시작할 시기가 아니다"고 언급했다.

드라기 ECB 총재는 전일 '혁신, 투자와 생산성(Innovation, investment and productivity)' 주제로 열린 ECB 포럼 둘째날 기조연설에서 "경제성장 추세가 빨라지면서 (양적완화를) 줄여갈 것"이라고 말했다.

드라기 총재 발언으로 독일 10년물 금리는 12.48bp 급등했고, 미국 금리 역시 7bp 가량 올랐다.

스티븐 폴로즈 BOC 총재는 이달 중순 "2015년의 금리 인하가 경제 회복을 위한 역할을 대부분 다했다"며 금리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금융시장에서는 BOC가 연내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구로다 BOJ 총재는 최근까지도 실물경제 개선에 비해 물가 상승이 약하다며 비둘기파 발언을 이어가고 있지만 일본 내부에서조차 BOJ의 ETF 매입이 지나치다고 비판하는 등 양적완화 지속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는 상황이다.

이들이 한자리에 모여서 토론을 한다는 것 자체가 주요 중앙은행 관계자들에게는 중요한 시그널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22일 출입기자들과의 오찬간담회 자리에서 "BIS 총재회의에서도 (연준의 통화정책 관련) 문제가 논의될 것으로 예상을 하고 있다. 여기서 얻게 될 정보가 앞으로의 정책운용 과정에 참고가 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 총재가 BIS 회의와 미 연준의 자산매입 축소 등으로 한정하기는 했지만 이번 출장에 거는 기대감이 크다고도 해석이 가능하다.

이 총재는 출장을 다녀온 직후 내달 3일 '경제동향간담회'를 통해 첫 발언에 나선다. 특히 7월 금융통화위원회 및 수정경제전망 발표를 앞둔 발언이기 때문에 금융시장의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한 채권시장 관계자는 "드라기 총재 발언으로 글로벌 채권금리가 요동치는 것으로 봤을 때 이번 포럼이 주는 무게감이 의외로 이전과 다를 가능성이 있다"며 "변화의 조짐을 감지하고는 있지만 글로벌 중앙은행들이 구체적인 시그널을 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고 말했다.

syje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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